중국 수요 감소 등 실적 전망 더욱 어두워져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사업 피해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 우려로 정유와 화학업계의 실적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와 항공, 레저, 유통, 전자 등의 산업이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정유와 화학업계마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말 반짝 반등했던 유가가 다시 고개를 숙이자 실적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1.24달러) 뛴 53.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약 3주 만에 최고 수준이다.

중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속도가 최근 다소 주춤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의 완전한 종식은 현재로써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낙폭 과대에 따른 단기 반등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제 유가는 50달러 선이 무너지는 등 급락세를 지속했다.

국제유가 하락은 정유업계의 정제마진에 영향을 준다.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로 정유기업들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 유가 반짝 반등에 따른 정제마진 일부 회복으로 실적 회복 기대감을 키웠던 정유업계도 다시 울상이다.

특히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제품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의 수출에서 중국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 운항 감소에 따른 항공유 수요 감수도 우려된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유 정제마진이 회복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항공유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항공유 매출 비중이 큰 국내 정유사들은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국내 상장기업 63곳 중 43곳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졌다. 에쓰오일의 경우 실전 전망치가 한달 전 대비 82.38% 가량, SK이노베이션은 71.12% 하향 조정됐다. 롯데케미칼(-39.14%), LG화학(-38.85%), SKC(-21.38%) 등 상황은 마찬가지다.

자금조달과 직결되는 신용도 영향도 우려된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국내 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유 등 6대 산업에 미칠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정유, 화학 등 원자재 업종에 대해 "가장 큰 단일 수요처로서 중국의 경제활동 둔화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이미 낮은 수준에 있는 스프레드가 중국 수요 부진 때문에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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