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SC제일은행장 지난해 은행권 보수 1,2위 올라
직원 1인당 보수도 씨티은행 1억700만원 가장 많아
"호실적에도 시중은행장 보수, 외국계 한참 못 미쳐"

▲ 지난해 은행권 최고경영자(CEO) 연봉 순위에서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등 외국계은행 수장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행장·직원 보수가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에 임기를 시작해 장기집권하고 있는 박진회 행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19억원에 육박하며 다른 시중은행장을 압도했고, 직원의 1인당 평균보수도 1억원을 넘기며 은행권 최고 수준을 보였다. 같은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 박종복 행장도 지난해 11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으며 '고연봉' 자리를 실감케 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총 18억9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급여 4억8000만원, 상여금 14억3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300만원이다. 박진회 행장은 이러한 보수 외에 이연된 씨티그룹 주식보상 9206주와 이연된 현금보상 6억3600만원을 추가로 수령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보수는 11억3300만원이었다. 급여 5억9200만원, 상여금 5억3700만원, 기타 근로소득 400만원을 받았고 이연된 주식 등 장기성과와 연동된 보수 4억8500만원을 추가로 지급받았다. 

4대 시중은행의 경우 허인 국민은행장이 8억9100만원(급여 6억5000만원, 상여금 2억4100만원)을 수령했고 지난해 3월 임기를 시작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6억3100만원(급여 6억2800만원, 기타 근로소득 300만원),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5억5000만원(급여 5억4800만원, 기타 근로소득 200만원)을 받았다. 

씨티은행은 직원 보수에서도 은행권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씨티은행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보수는 1억700만원으로 남성직원이 1억2600만원, 여성직원이 8800만원이었다. 

이어 하나은행 직원 1인당 평균보수가 1억100만원(남성 1억2700만원, 여성 8300만원)이었고 국민은행 9900만원(남성 1억1700만원, 여성 8100만원), 신한은행 9100만원(남성 1억1000만원, 여성 6900만원), 우리은행 9100만원(남성 1억900만원, 여성 7500만원), SC제일은행 8700만원(남성 1억1300만원, 여성 6900만원)이 뒤를 이었다. 

4대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이 24억97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15억9500만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12억6000만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7억6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은행맨의 연봉이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경신 행진을 이어간 영향이 크다.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1조278억원으로 전년(10조5200억원)대비 4.8% 늘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2조4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증가했고  신한은행은 2조3292억원으로 2.2% 늘었다. 하나은행의 순익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2조1565억원을 기록하며 통합은행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냈고, 우리은행은 1조5408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반면 외국계인 씨티은행의 실적은 뒷걸음질했다. 지난해 씨티은행 순익은 2794억원으로 전년보다 9.1% 감소했다. 이자수익이 9633억원으로 순이자마진(NIM)이 0.12%포인트 축소됨에 따라 전년보다 3.0% 줄었고, 비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10.2% 증가한 2602억원을 기록했다. SC제일은행은 전년보다 42.0% 증가한 3144억원의 순익을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년째 '연봉킹' 자리를 고수하는 박진회 씨티은행장에 비해 역대급 실적을 내는 여타 시중은행장은 한참 못 미치는 보수를 받는 모습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며 "외국계은행의 경우 유독 은행 실적에 비해 보수를 과하게 받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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