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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박사의 알기 쉬운 경제] 갈수록 높아지는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
세계 경기 불확실성 증가하면서 단기간 경기 회복 쉽지 않아
방역성공으로 상대적으로 경기침체 덜하지만 자만하지 말아야
2020년 05월 19일 (화) 13:52:05 이원호 webmaster@smedaily.co.kr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14일 발표한 ‘2020년 세계경제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 같은 기관이 전망한 3.3%에 비해 무려 6.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률 1위에 올랐으며, 4월 경기선행지수 역시 유일하게 상승한 국가로 나왔다. IMF가 잔망한 우리나라 성장률은 –1.2%로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지만 2위인 헝가리 –3.1%에 비하면 훨씬 양호한 편이다. 더욱이 일본 -5.2%, 미국 –5.9%, 유럽 주요국(영국 독일 프랑스)이 –6~7%대로 수직 하락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미국과 유럽 등 소위 선진국들이 코로나 방역에 실패하면서 경제 활동이 거의 멈춘 반면, 우리나라는 유례를 찾기 힘든 성공적인 방역이 경제에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10월 IMF 성장률 전망에서 우리나라가 2.2%로 OECD 국가 중 17위에 그쳤지만 올해 4월 발표에서 1위로 올라 선 이유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타격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코로나 방역 모범국가라는 찬사와 함께 경제 부문에서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외부의 시각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수많은 불안 요소가 감지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지난 15일 발간한 그린북 5월호를 통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내수 위축으로 고용지표 부진이 지속되고 수출 감소폭이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의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4월 그린북에서 ‘실물경제 어려움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표현했던 점과 비교해보면 한 달 사이에 우리 경제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5월 그린북에서는 대외 경제 여건의 악화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그린북은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완화됐으나 주요국 경제지표 악화흐름이 지속되고 신흥국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해외 부문(특히 수출)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4월 수출은 주요 시장의 수요 감소와 유가 급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 줄어들었다. 3월 수출(-0.3%)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무역수지도 9억5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서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글로벌 경기침체 혹은 공황의 가능성에 대해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1930년대 ‘대공황’을 언급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초기에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경기가 V자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 주장하는 학자들은 쏙 들어갔다. 남은 것은 경기가 2분기 이상 마이너스 성장하는 ‘U자 형 경기침체’이거나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L자 형 공황’의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U’자 회복의 대표적인 학자는 벤 버냉키 (Ben Bernanke) 전 미 연준 의장이다. 그는 현재의 상황이 대공황과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다른 동물(animal)이라면서, 1930년대 대공황이 경제 전반의 충격에서 비롯된 반면 지금은 자연재해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의 전망은 재해가 지속되는 기간 동안 가파른 침체를 겪은 후 재해가 멈추면 빠르게 원상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뉴욕대 교수는 'V자형'이나 'U자형'은 코로나 사태의 조기 종식 등 모든 조건이 만족될 경우를 가정한 주장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는 ‘L자형’ 혹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수직 하락하는 ‘I자형’에 가깝다고 경고한다.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대공황 수준으로 나아가게 될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단기간에 경기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는 추세다. IMF(국제통화기금)도 “세계 경제는 우리가 애초 예상했던 비관적 전망보다도 더 나쁜 수준

   
 

으로 가고 있다”면서 “다음 달 다시 한 번 세계 경제전망을 하향한 예측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갈수록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리 정부도 당면한 경제상황에 대해 엄중한 인식을 갖고 범정부적인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가 코로나 방역 모범국가라는 찬사와 함께 경제적 충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자만에 빠지는 일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원호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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