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

<임채민 차관>
4대강 살리기가 시작된다. 홍수와 가뭄을 예방하고 맑은 물을 넉넉히 공급함은 물론 강 주변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것이다. 홍수와 가뭄으로부터의 안전, 깨끗한 물, 쾌적한 환경. 우리 모두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물을 잘 흐르게 하되 필요한 만큼의 물은 저장해 두어야 하고 더러워진 물은 맑고 깨끗하게 바꾸어야 한다. 이런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강에 얼마만큼의 물이 어느 정도 빨리 흘러가는지, 그 물은 어느 정도 깨끗한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무엇을 해야 할지 올바르게 판단 할 수 있다. 강물에 대해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여러 장소에서 매일 또는 매시간 측정을 하면 된다. 그러나 그게 좋은 방법일까. 아니다. 이런 일을 대신해 주는 기술이 있다. 그게 IT다. 사람이 하고자 하는 번거롭고 반복적인 일을 아주 쉽고 편하게 해준다. 알고 싶은 속성을 측정해주는 센서를 설치하고 그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통신망을 통해 모아서 저장하고 분석하고 필요한 처리를 하면 된다.

이런 기술을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기술이라고 한다. 센서를 넓은 지역에 저비용으로 설치하기 위해서는 센서가 작아야 하고 그 센서를 오래 쓰기 위해서는 저전력으로 작동해야 하며 수 많은 센서가 측정한 정보를 저비용으로 취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선통신기술이 필요하다. 시범 적용 단계에 와 있는 이 기술을 4대강에 적용하면 물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값싸고 정확하게 그것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강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는 강바닥이 어떻게 변하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바닥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퇴적물이 쌓여서 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기 위해서는 강의 바닥 지형을 잘 알아야 한다. 지금은 잠수부가 물에 들어가서 살펴보는 수준이며 하천 관리비의 절반 정도가 수중 지형 측정에 사용된다. 그런데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물 속을 헤엄쳐 다니는 로봇이 이 일을 대신해 준다면 어떨까. 영화 속 이야기처럼 들리는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영국은 이미 이런 물고기 로봇을 실용화 단계까지 개발해 놓고 있다.

물 관리에 적용되는 기술은 이것만이 아니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데도 첨단기술이 사용된다. 유기물이나 중금속을 걸러내는 여과막이라는 필터를 사용해서 물을 정화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미 상용화되어 있는데 우리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의 90%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 볼만하다. 공장폐수와 같이 유독물질을 포함하는 오염된 물은 또 어떻게 하는가. 이런 물에는 전자빔을 쪼여 주면 미생물이 보다 분해하기 쉬운 물질로 변화되기 때문에 수질정화가 훨씬 쉬워진다.

이처럼 우리가 쾌적하게 생활하는데 기여하는 많은 첨단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하여도 현실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산업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4대강 살리기를 통해 이루어야 하는 또 하나의 목표는 첨단기술을 상용화 할 수 있는 초기 시장을 만들어서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4대강 살리기를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녹색 성장의 기회라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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