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손보사 보험영업적자 6조원…1년새 2배 늘어
저점 찍은 車보험 손해율 다시 상승, 실손보험도 악화
업황 악화에 '팔수록 밑지는 장사' 벗어나기 힘들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반짝 특수'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였던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이 다시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손해보험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의 적자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는 데다 실손의료보험도 만성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 채 손실액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손해율이 하락하는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4월 손해율이 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에도 보험영업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보사의 영업이익은 총 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5조3000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4조6000억원으로 쪼그라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3조원대로 주저앉으며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손보업계의 영업이익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보험사의 전통적 수익원인 보험영업이익이 6조원의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손보사의 보험영업이익 적자는 2017년 1조8000억원에서 2018년 3조1000억원으로 불었고, 지난해 다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보험영업이익 적자의 '주범'은 주력상품인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이다. 지난해 실손보험의 영업적자는 2조4300억원을 기록했고, 자동차보험 적자도 1조6400억원에 달했다. 

실적부진에 허덕이는 손보사들은 올해에도 보험영업이익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올해 초 불거진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늘고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손보업계의 1분기 자동차보험료 손해율은 80%대로 떨어졌다. 손보사 '빅4'의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1% 수준이었지만, 2월에는 87.4%로 떨어졌고 3월에는 77.8%를 기록했다. 

하지만 4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7%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출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통상 77~80% 사이를 적정 손해율 구간으로 간주한다. 

올 1분기 코로나19 사태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2분기부터 코로나19 제재가 한층 완화된 만큼 손해율이 다시 적정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 손해율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분기 손보사의 실손보험 평균 손해율은 137.2%로 1년 전보다 5.9%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실손보험 판매에 따른 영업적자(손실액)은 6931억원으로 33.1%(1725억원) 가량 확대됐다. 

경기불황과 저금리 기조 등 업황 부진으로 손보업계를 둘러싼 실적 먹구름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 등 8개 손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조7573억원으로 전년(2조7024억원)에 비해 9451억(35.0%) 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반사효과로 일부 손보사들이 1분기 깜짝 실적을 냈지만, 실손·자동차보험을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 계속되면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특히 중소형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0% 안팎으로 다시 치솟을 경우 올해에도 보험영업 적자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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