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예·적금 중도해지 3월 이후 감소세 뚜렷
올초 급증하던 보험약관대출·중도해지도 진정국면
재난지원금·코로나대출 지원이 급전 수요 낮춰

[중소기업신문=이민호 기자] 올해 들어 급증세를 이어온 은행 예·적금과 보험의 중도해지 규모가 4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실시한 긴급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대출 지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 고객의 정기 예·적금 중도 해지 건수는 지난 3월 60만4942건으로 급증한 이후 4월 48만3320건, 5월 46만2440건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통상 금융소비자들이 예·적금 만기를 채우기 전에 약정한 이자를 받지 못하는 손해를 감수하고도 중도에 해지하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올해 초 예·적금 중도해지 증감폭이 큰 것도 코로나19에 따른 서민들의 생활·경제난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자영업자는 영업난에, 직장인은 급여 손실분 충당을 위해 예·적금을 깬 사례가 많았다는 얘기다.

은행 예·적금과 펀드를 담보로 돈을 빌린 건수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5개 은행의 예·적금 및 펀드를 담보로 신규 취급된 대출 건수는 3월 9만1964건으로 치솟았다가 4월 6만7296건, 5월 7만288건으로 줄었다.

보험해지 환급금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한 3월에 급증하다 4월 들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형 생명보험 3개사(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와 손해보험 5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 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손해보험)의 3월 약관대출 규모는 2조700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6% 급증했지만 4월에는 1조8583억원으로 작년보다 3513억원(-15.9%) 감소했다.

5월 자료가 집계된 손보 5개사의 지난달 약관대출은 495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16억원(-18.4%) 줄었다. 

보험을 깨는 사람도 1년 전보다 줄었다. 생보 3개사와 손보 5개사의 4월 해지 환급금 규모는 작년 같은 달보다 639억원 감소한 2조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손보 5개사의 5월 해지 환급금은 70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1억원 줄어들었다.

이처럼 은행 예·적금과 보험의 중도해지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은 저리의 '코로나 대출', 재난지원금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은행에서 저리 대출을 받는 문이 넓어지자 약관대출과 중도 해지 수요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재난지원금도 긴박한 생계자금 수요를 낮추는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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