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에 ‘단비’…근본적으로 세계 경제 회복에 달려

▲국내 조선업계가 굵직굵직한 대형 수주에 성공하면서 부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코로나19로 위축된 세계 해운 물동량이 되살아나야 조선업의 본격적인 회복세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롯데호텔 에메랄드룸에서 열린 '카타르 LNG운반선 슬롯예약계약 MOA 서명식.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굵직굵직한 대형 수주에 성공하면서 부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타르 LNG운반선 100척 계약에 이어 LNG바지 수주 소식까지 들리면서 경제살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코로나19로 위축된 세계 해운 물동량이 되살아나야 조선업의 본격적인 회복세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와 LNG운반선 100척 건조슬롯 확보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LNG선 100척 이상, 약 23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오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t에서 2027년까지 1억2600만t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급 과잉 등으로 최근 LNG 업황이 최악인 상황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빅3중 대우조선해양은 추가 수주 겹경사를 누렸다.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지역 선주로부터 36만㎥급 LNG-Barge 2척을 약 9013억원에 수주했다. LNG-Barge는 해상에서 쇄빙LNG운반선으로부터 LNG를 받아 저장한 후 일반LNG운반선으로 하역하는 기능을 가진 설비로 해상에 떠있는 LNG터미널이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22년말까지 설치지역으로 출항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국내 조선사의 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으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 이번 초대형 계약은 단비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에 대해서도 “한국이 LNG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조선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다시금 세계에 각인시키는 기쁜 소식”이라고 밝혔다.

주가도 뛰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초 5000원대였던 주가가 최근 7000원대까지 뛰어올랐으며, 대우조선해양도 같은기간 2만원 초반에서 3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현대중공업지주도 27만원대에서 32만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조선업 회복세를 확언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실제 카타르 계약의 경우 정식 발주가 아니라 LNG선 건조 공간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 체결이라는 점에서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빅3가 연간 120~150척 정도를 건조해온 상황에서 향후 5년간 100척 발주가 실질적으로 이익이 얼마나 클 지는 미지수라는 반응도 있다. 실제 100척을 단순하게 5년으로 나누면 연간 평균 20척에 불과하고 이를 3사로 다시 나누면 연간 평균 7척 정도다. 단가도 최근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금액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LNG선박을 제외한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다른 선종의 수주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결국 조선업의 본격적인 부활은 현재 코로나19로 위축된 세계 해상 물동량의 증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주 소식은 조선업계는 물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소식”이라며 “하지만 결국 조선업 부활은 세계 경제 회복과 그에 따른 해운 물동량 회복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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