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높은데 고용 비중 11%에 그쳐…“고용 적극 확대해야”

▲대기업그룹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높지만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의 고용 확대를 적극 독려하고 고용에 인색한 기업에 대한 지원은 과감히 줄여야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주요 대기업그룹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높지만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그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대기업을 적극 지원해도 사실상 고용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기업의 고용 확대를 적극 독려하고 고용에 인색한 기업에 대한 지원은 과감히 줄여야한다는 지적이다.

11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지난해 64대 대기업 집단이 매출, 순이익,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4대 그룹 계열사 총 2284곳이 올린 매출은 1617조원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GDP(1919조원)의 84.3%에 달했다.

64개 그룹 전체 매출 중 삼성그룹의 매출(314조원) 비중이 19.4%로 가장 컸다. 이어 현대차(185조원) 11.5%, SK(161조원) 10% 순이었다. 삼성 매출액은 국내 GDP의 16.4% 수준이다.

64대 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7조원이고, 이중 삼성의 순익이 19조원으로 34.3%를 차지했다. 이어 SK(7조9650억원·13.9%), 현대차(7조9608억원·13.8%), 포스코(2조120억원, 3.7%), 농협(2조960억원, 3.7%)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대기업의 고용기여도는 낮았다. 64개 그룹 직원 수는 158만명으로 국내 전체 고용 인원 1386만명(12월 고용보험 가입 기준)의 11% 수준이다. 반대로 64개 대기업 그룹에 속하지 않는 기업이 고용의 약 90%를 차지하는 셈이다. 여기에 자영업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대기업 집단의 고용 영향력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이에따라 CXO연구소는 "국내 대기업 집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드러내는 수치"라며 "대기업이 매출에 비해 낮은 고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693만명으로 39만2000명(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3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이다. 또한 실업자는 127만8000명으로 13만3000명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0.5%포인트 상승한 4.5%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199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많은 비정규직이나 일용직 등 취약계층에서 그 피해는 더욱 집중되고 있다.

현재 정부가 경제회복을 위해 기업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는 상황에서 일각에선 코로나19 이전부터 부실화됐고 고용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부실대기업에 대한 지원보다 고용 효과가 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심으로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강조하면서 “보통 경기를 살리는데 대기업에는 5조, 10조 정도를 지원한다. 이번에 재난지원금으로 국민에게 10조를 지원했는데, 소규모 영세상인들, 중소기업들이 확 살아났다. 경기에 미치는 효과가 훨씬 크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당장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수출이 바로 정상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당장은 수출에 기댄 기업보다 내수와 고용에 영향이 큰 기업과 산업에 정부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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