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택대출 잔액 44조원, 1분기 증가세 전환
카드론도 매달 4조원대 늘어…"대출금리 하락 여파"
낮아진 금리 부담에 제2금융권 '풍선효과' 커질수도

▲ 초저금리 기조에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잠시 주춤했던 보험·카드사의 가계대출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가계가 늘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높은 대출금리 등의 영향으로 보험·카드사의 가계대출 증가세에 급브레이크가 걸렸지만, 올들어 초저금리 기조에 금리 수준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대출갈아타기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시중금리의 저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보험회사의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총 4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1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4분기 연속 감소한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은 12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00억원(0.1%) 증가했고, 주택담보대출 외에 전세자금 대출과 비주택담보 대출 등을 포괄하는 기타대출도 지난해 말 4조7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2000억원(3.4%) 증가했다.

이처럼 보험사의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초저금리 영향으로 보험사 대출금리가 은행권 금리(4월 기준 2.58%)와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신규대출 및 기존대출 갈아타기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생명보험협회의 가계대출금리 공시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중 취급된 5개 생보사의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평균금리는 3.03%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신한생명의 대출금리가 2.55%로 가장 낮았고 한화생명 2.82%, 삼성생명 2.83%, 교보생명 3.15%, 흥국생명 3.18%, 푸본현대생명 3.66%였다.  

카드론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 3월 말 기준 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은 총 4조32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6% 증가했다. 1월 카드론 이용액이 3조9148억원 가량 급증한데 이어 2월에도 3조8685억원의 증가폭을 기록했고, 3월에는 카드론 이용액이 4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카드론은 7개 전업계 카드사와 11개 카드겸영은행이 취급하고 있으며,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대출금리)은 연 9~14%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카드론 평균금리가 19%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금리 수준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의 대출상품 신용등급별 평균 수수료율 공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수협중앙회의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이 9.56%로 가장 낮았고 SC제일은행(11.18%), 우리카드(12.35%), 씨티은행(12.79%), 하나카드(12.87%), 대구은행(12.94%), 부산은행(13.34%) 등이 뒤를 이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은 은행 대출처럼 별도의 심사를 받지 않아 빠르고 쉽게 급전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카드대출은 영세자영업자나 저소득자 등 서민가계의 주된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돼왔고, 대출 규모도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저금리 기조에 은행은 물론 카드·보험사의 가계대출 금리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낮아진 금리부담에 대출규제 강화로 한도가 줄어든 소비자의 대출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빠르게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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