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조선사 보릿고개 여전하고 대기업도 생존에 올인

▲카타르발 LNG선 100척 수주 소식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조선업종노조연대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총고용 보장, 조선산업 정책전환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코로나19 위기에도 수주 호재를 일궈내며 부활 기대감을 키웠던 조선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대형 수주가 힘든 중소조선사의 사정이 갈수록 나빠지는 가운데 대형조선사들도 수익성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향후 업황이 개선될 경우 숙력공 유츨에 따른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를 받고 있다. 그동안 고강도 자구노력을 지속해온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수주환경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부터 6개월 순환 무급휴직으로 버텨온 직원들의 상심이 클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물동량 감소에 따른 선박 발주량 감소로 고정중인 국내 조선업계의 어려운 현실이 깔려있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46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61%나 급감했다.

특히 이는 대규모 수주가 어려운 중소조선사들에게 더욱 타격이 되고 있다. 실제 최근 카타르 LNG선 100척 수주 등 코로나19 위기속에서도 LNG선의 발주는 이어지고 있지만 LNG선 건조기술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조선사들의 특수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중소형 조선사와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을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했지만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STX조선해양의 경우 6개월 한시 지원은 상황만 더욱 악화시킨다고 보고 지원금을 거부하고 희망퇴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조선사들의 사정도 좋지 않다. 최근 카타르 수주의 경우도 실제 발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인데다 실제 수주량이 얼마까지 될지도 미지수다. 앞서 2004년에도 카타르는 한국 조선소와 LNG선 90여척 슬롯 계약을 했지만 실제 발주는 53척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탓에 불황에 대비한 구조조정에 돌입한 곳도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과 해양 사업부를 통합해 조직을 20% 축소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내달 1일자로 선박 제작을 하는 현대중공업 조선 사업부와 해양플랜트를 담당하는 해양 사업부가 조선해양사업부로 통합될 예정이다. 아울러 전사적으로 조직 필요성과 실효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유사부서를 통합하는 조직 슬림화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계획인다. 이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 이유를 “경영환경 악화에 대응해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체질을 개선해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조대로라면 향후 대우조선해양과 본격적인 합병 과정에서도 효율성 제고를 위한 상당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같은 구조조정이 향후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제적 위기 대응이 절실한 시기가 맞지만 일본의 사례처럼 숙련공의 부재가 향후 수주시장이 호전됐을 때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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