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정유에 이어 반도체‧바이오까지 리딩 기업으로 도약

▲SK그룹이 오랫동안 육성해온 반도체와 바이오사업이 결실을 맺으면서 체질 변화가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 4월27일 화상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들을 격려중 최태원 회장.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SK그룹이 미래를 대비한 기업 체질변화의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SK는 기존 통신과 정유사업이 모두 업계 1위의 위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집중 투자해온 반도체와 바이오사업이 결실을 맺으면서 주력 사업 모두가 관련업계 선두권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반도체와 바이오가 더욱 각광받으면서 최태원 회장의 선구안이 제대로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은 8조6065억원, 영업이익은 1조9467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4%, 영업이익은 205.3% 급증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8조원대 초반의 매출과 1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크게 상회하는 결과다. 코로나19로 실적위기감이 깊어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더 좋은 실적을 발표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언택트 경제가 활성화되고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에겐 코로나19 사태가 오히려 약이 됐다. 주력 제품인 D램 가격도 꾸준히 올랐다.

SK는 지난 2012년 3조3000억원에 하이닉스를 인수 한 뒤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6년 6조3000억원. 2017년 10조3000억원, 2018년 16조원 등 대규모 자금이 SK하이닉스에 투입됐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2018년 매출 40조원에 영업이익 약 21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최근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도 그룹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SK가 지난 2002년부터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온 바이오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SK바이오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신약 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한 국내 유일 제약사로 국내에선 최초로 자체 개발한 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의 판매승인을 받았다. 이달 초 증시에 상장된 뒤 거침없는 상승세로 그 존재감이 확인된 바 있다.

SK하이닉스와 SK바이오의 성장은 SK그룹의 시총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4일 기준 SK그룹의 상장 계열사 시총은 120조원으로 전체 2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인수하기전인 2011년말 SK그룹 시총은 50조원대로 8년여만에 13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SK바이오팜에 이어 백신 전문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 자체 개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빌 게이츠 회장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한국이 세계 선두권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를 언급하면서 존재감이 더욱 부각된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라도 주력 사업 모두가 업종별 리딩기업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다“며 "오너의 과감한 판단과 투자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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