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금융·보험업 해외직접투자액 21% 줄어
지난해 호실적 거둔 해외점포 실적타격 불가피
국내 영업환경도 악화…올해 목표달성 어려워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사업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베트남 코로나19 예방 홍보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사업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은행을 필두로 증권·보험사의 해외점포들이 잇따라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실적개선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초저금리 기조와 각종 대출 규제 등 국내 영업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추가 수익원이자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해외시장마저도 실적확보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금융권의 한숨이 커지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9억8800만달러(약 1조1400억원)로 1년 전보다 400만달러(0.4%) 늘었다. 이는 국내은행 순익(14조4억원)의 7.9%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손비용이 9420만달러 증가했지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각각 1억7000만달러, 560만달러 늘어난 덕분이다. 

지역별로 보면 베트남에 있는 점포 순익이 1억56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홍콩(1억4900만달러), 중국(1억1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특히 중국, 인도네시아, 홍콩을 제외하고 미국, 영국, 일본 등 모든 국가에서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확대됐다.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증권사와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순익도 지난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13개 증권사의 해외 현지법인 순익은 2126억원으로 전년보다 48.5% 증가했다. 홍콩·베트남 등에서 위탁·인수 수수료 수익과 이자수익이 확대되며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보험사의 순익은 200%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 10개 보험사의 해외점포 순익은 80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7.9%(545억원) 늘었다. 이는 2018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2년 연속 흑자행진이다. 보험업 순익이 832억원으로 219.6% 증가했지만, 저금리 기조에 투자업은 23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지난해 해외부문에서 잇따라 호실적을 거뒀지만, 올해는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이 주로 진출한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피해가 커지면서 소비침체와 영업위축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초 올해 동남아시아 지역에 3개의 해외지점을 오픈하려고 했지만, 3월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전면 올스톱된 상태"라며 "하반기에도 코로나 여파가 지속되고 있어 지점 설립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해외투자 환경이 악화하면서 금융권의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은 121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7.8% 줄었다. 이중 전체 투자액에서 가장 많은 비중(41.6%)을 차지하는 금융·보험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은 지난해 2분기 대비 21.3% 감소한 50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국내 금융사들은 수익기반 다변화 차원에서 적극적인 글로벌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왔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영업환경 탓에 국내 영업에만 의존해서는 더 이상의 성장을 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가 돌발변수로 등장하면서 해외부문에서의 실적 개선세에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저금리 기조에 코로나19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금융권의 실적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해외점포의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 실적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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