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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의 경제칼럼] 모터쇼에서 읽는 3가지 흐름
코로나19 사태에도 베이징 모터쇼만 개최
전기차, 중국 자동차 산업 비중 더 커질 것
비대면 활성화로 대규모 모터쇼 무용론도
2020년 10월 13일 (화) 11:13:04 이원호 webmaster@smedaily.co.kr

베이징 모터쇼가 지난달 26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10월 5일까지 열흘 동안 베이징국제전시센터에서 개최되었다. 통상 메이저 자동차 전시회가 개최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모터쇼 내용을 상세하게 전달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언제 개최되었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코로나19로 인해 입국자를 격리한 탓에 외국에서 관람을 위해 전시회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베이징 모터쇼가 대중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다고 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번 베이징 모터쇼를 계기로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파리, 제네바, 디트로이트 모터쇼 등 세계 주요 모터쇼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모두 취소가 되었다. 반면 베이징 모터쇼는 당초 계획보다 5개월 정도 연기되기는 했지만 무사히 전시회를 개최해 올해 유일한 메이저 모터쇼라는 기록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성공 국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올렸다.

물론 베이징 모터쇼가 흥행 면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할 것은 예견된 사실이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회 개최를 강행한 것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자신감과 함께 중국이 향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히 끝난 것처럼 보이는 베이징 모터쇼가 사실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흐름의 변화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의 비중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주요 모터쇼가 줄줄이 취소되는 마당에 유독 베이징 모터쇼만 개최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급속한 회복과 관련이 있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침체된 시장의 회복이 더딘 반면 중국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승용차 시장은 8월 기준 –9.5%를 기록하고 있는데 비해, 중국 시장은 6.7% 성장해 회복세가 뚜렷하다. 이미 세계 최대의 자동차 소비 시장인 중국이 다시 성장하기 시작한다면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중국 시장에 더 매달릴 수밖에 없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개최된 베이징 모터쇼이지만 전 세계 자동업체들이 결코 외면하지 못하고 참여해야만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따라서 베이징 모터쇼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 가는 것을 확인해 주는 자리가 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둘째, 모터쇼의 트랜드가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전기차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까지 세계 주요 모터쇼에서는 내연기관차 신 모델이 관심의 대상이고, 전기차는 일부 업체가 ‘자동차의 미래’리는 컨셉으로 전시회를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일제히 전기차를 전시해 경쟁을 벌였다.

전기자동차 전문 생산업체인 테슬라는 물론이고, 포드와 닛산, 혼다 등 그동안 전기차 개발에 다소 생소한 업체들도 순수 전기차 모델을 내놓았다. BMW는 베이징 공장에서 생산되는 iX3를 전시했는데, 이 모델은 중국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용으로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국답게 중국 기업들도 대거 참여했다. BYD와 같이 잘 알려진 업체는 물론이고, 미국 증시에 상장한 니오와 샤오펑, 그리고 아크폭스, 이노베이트와 같은 스타트업들도 참여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를 제치고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달라질 모터쇼의 성격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셋째, 베이징 모터쇼가 올해 유일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앞으로 대규모 자동차 전시회의 위상이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는 하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몇 년 전부터 모터쇼 무용론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친환경자동차와 자율주행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산업간 융복합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금과 같은 대규모 모터쇼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CES와 같은 전자박람회에 주요 자동차업체가 대거 참여하고, 자동차 전시회에 구글, 아마존과 같은 IT 기업들이 부스를 설치하는 것이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00년간 내연기관차와 함께 발전해왔던 대규모 자동차 전시회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고 비대면 경제의 활성화로 인해 공룡 화석과 같이 될 조짐을 이번 베이징 모터쇼를 통해 보는 것 같다. 

이원호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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