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경제3법·미국 경제 정책 등 변수 많아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주요 그룹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돌입한 가운데, '위기속 기회'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온라인으로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중이다. 지난 15일 모바일(IM) 부문에 이어 16일에는 소비자가전(CE) 부문, 17일에는 반도체 부품(DS)과 전사 부문에서 토론이 이어진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내년 경영 화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초격차 경쟁력 유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날 모바일 부문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에서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21'를 비롯해 폴더블·플립폰 등 전략 스마트폰들의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코로나 '집콕' 수요 증가로 수혜를 본 소비자가전 부문은 QLED TV의 글로벌 판매 확대와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마이크로 LED TV 대중화 방안, 가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비스포크 시리즈의 공급망 확충 계획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이 기대되는 D램 등 반도체 수급전략과 내년 하반기에 최초로 극자외선(EUV) 장비로 양산될 차세대 D램 'DDR5', '더블스택' 기술이 처음 적용될 차세대 V낸드 생산과 출시 전략 등 '초격차' 유지 방안을 챙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시장 상황과 대내외 경영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년 사업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다. 코로나19와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등 리스크를 안고 있는 현대차는 전기차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다. 내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자사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한다. 아울러 정의선 회장이 미래 사업으로 추진하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수소연료, 로보틱스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SK그룹은 내년에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반을 닦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SK그룹은 지난 10월 제주도에서 개최한 CEO 세미나에서 내년도 경영 전략을 논의했으며, 현재 각 계열사가 이를 토대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내년부터 ESG 경영의 일환으로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사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LG그룹은 지난 10월부터 한 달간 진행한 사업보고회를 통해 가장 먼저 내년도 사업계획의 큰 그림을 완성했다. 핵심은 미래 사업 준비와 성장동력 다변화다. 지난 7일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 전담 조직인 'LG AI 연구원(LG AI Research)'을 출범하고, 세계적인 AI 석학이자 구글 출신의 이홍락 미시건대 교수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 충격, '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시행, 집단소송제·징벌적 손해배상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경제 정책 변수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기업들은 일단 내년 사업계획을 통한 밑그림은 그려놓되, 위기가 닥칠 때마다 단기 사업전략을 통해 위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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