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법학박사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법학박사

더불어민주당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들과 6명의 대통령 경선 후보들에게 이 글을 ‘필독칼럼’으로 권하고 싶다. 우선적으로 김대중의 정권교체ㆍ노무현의 정권재창출 ㆍ문재인 정권의 탄생이라는 집권당으로서의 역사를 ‘옛것을 익히어 새것을 아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정신으로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노무현 정권의 재창출 과정과 문재인 정권의 성격을 정확히 체크해내면 답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개혁의 주체이기도 하지만 집권여당으로서 언제든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창출해 나가는 마스터플랜을 확실하게 갖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온고이지신을 할만한 정치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다. 모름지기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멈춤 없는 정치적 확장성과 국민적 통합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첫째, 노무현 정권의 재창출 과정을 보면 확장성으로 재집권했음을 금방 알게 된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측근 세력들이 수구적 정치플랜을 고수했다면 정권재창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중도적 정부의 성격을 가진 DJ 정부에 있어서, 노무현 정권의 재창출은 좌클릭과 새로운 정치세력의 추가 및 확장과정이었다. 당시 필자는 새시대전략문제연구소(민주당의 실질적인 싱크탱크 : 이사장 김원길, 부이사장 이재정) 소장으로 그때는 낯설었던 국민경선제 도입을 민주당에 권유ㆍ제공했고, 이는 노무현 정권 재창출에 있어서 새로운 세대의 지지와 탈지역주의의 정치적 수확을 가져왔다.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확보된 진보의 자기 진영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계층의 추가확장 과정으로의 정권재창출 모델을 창안하는 것이다.

둘째, 촛불의 힘과 조기대선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정확한 개념규명이 필요하다. 촛불이 조기대선의 혁명을 완수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계층들이 동일한 목표를 향한 지속적인 투쟁성을 유지한 결과였다. 한마디로 많은 국민들의 정치적 통합력이 탄핵과 조기대선으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통합력을 또다시 재집결시킬 경우에 한하여 내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적 승리를 갖게 될 것이다. 집권여당으로서의 확장성과 국민적 통합정치를 재구성하는 것을 2022 정치프로젝트의 큰 틀로 삼아야 한다. 당부하고 싶은 말, 한국정치 풍향계는 엄청나게 변화무쌍한 바 20년짜리 계획보다는 5년에 한번씩 시대와 상황에 맞는 플랜을 짜내야만 실효성이 있다는 것이다.

집권세력이 되면 자칫 정당정치의 궤도를 일탈하여, 국민대중과 괴리되고 대통령과 정부를 축으로 하는 국가중심적 사고에 함몰되기 쉽다. 집권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이 정당정치와 동떨어진 정부 중심의 아젠다와 메시지에 끌려가서는 큰일 난다. 더불어민주당은 시민들과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내는 동반자적 창출자ㆍ중개자로서 정치적 지위와 위상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현대정치에서 정당은 정치적 생명선이고 시민의 확대된 팔이며 시민의 확성기다”라는 정치 기본공리에 입각해서 민주국가의 정당정치를 항상 가동하고 있어야 한다.

열린우리당 시절 당정분리 시도는 참신하고 새로운 정치적 실험이었으나 분명한 성과와 과실이 있었다. 당정분리는 열린우리당에 정치적 자율성을 주었다는 측면에서는 평가받을만 했으나, 집권당의 책임정치라는 측면에서는 과실이 있었다. 이에 대한 리액션(reaction)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한나라당은 당정분리의 정반대 개념인 ‘당정일체’를 천명하였다. 오늘날 이명박 정치의 소멸과 불행은 당정일체에서 시작되었다. 정당이 갖고있는 다양성과 민주성을 소실시켜 가면서 MB정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해 버리는 ‘당정일체형의 수족’이 당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처지였다. 모름지기 더불어민주당이 취할 것은, 당과 정부영역은 각각 인정하되 책임있는 협력관계를 만들어내는 절충형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여당 DNA에는 무엇보다 다양성이라는 정치인자가 확보되어야 한다. 이념적 단선을 지향하기보다도 당내의 다양한 계파를 인정하되 주도적인 개혁계파의 중심존재를 구조화함으로써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 제가의 가는 다양한 계파이고, 치국은 당내 주도계파가 중심을 잡은 형태의 공당이며, 평천하는 정권획득을 의미함)의 정치 틀을 갖춰야 한다.

정치적 확장성과 국민적 통합정치력 강화가 더불어민주당 정권재창출의 길이다. 정부와 국가의 성격을 좌우하는 집권당 DNA 업그레이드의 근원은 정당공천에 있다. 다양성ㆍ통합력ㆍ확장성ㆍ개혁성은 2022년 정권재창출을 꿈꾸는 6인 경선 주자 중 누가 대통령 후보로 공천되느냐의 기준이 된다 하겠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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