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숙 한마콤 대표·호텔관광경영학박사
한태숙 한마콤 대표·호텔관광경영학박사

며칠 전, 5년 전에 가입했던 실손 보험 관련으로 우체국에서 문자가 왔다. 15일 전까지 갱신 거절을 하지 않을 경우 자동 갱신된다는 내용과 함께 그동안 월 5만7100원을 내던 보험료가 15만2720원으로 인상된다는 메시지였다.처음에는 뭔가 숫자가 잘못 쓰였나 의심했다. 어떻게 267%가 인상되나? 일년에 53%씩 인상되었다는 내용이며, 부부가 가입했으니 생활비가 갑자기 약 20만원이 더 드는 셈이다. 3-4년 사이에 집값이 2배, 3배 올라서 서민들이 다들 아우성치는데 이번에는 실손보험료이다. 5년 전에 3만원대를 내던 실손 보험료가 5만원대로 올랐을 때도 너무 올린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비교가 전혀 안되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소득 수준에 비례한 연간 본인 부담 상한액 적정 관리, 노인 등 취약 계층 의료비 부담 완화,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 확대 등을 하는 “문재인 케어”프로그램을 시행했는데, 의료기관에서는 손해를 보게 되었다. 그러자 의료기관에서는 비급여 검사비가 급여화 되자, 소비자는 비용을 적게 내는 대신에 보험사에서 많이 받는 시스템으로 전략을 변경하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적게 내게 되니까 예전에는 비싸서 못했던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의료 쇼핑을 하게 되고, 보험사는 부담이 커지면서 적자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서 병원을 자주 이용하지 않던 일반 사람들의 보험료가 많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올해에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오미크론 확산, 고유가, 운송비용 증가, 공급망 문제로 인한 소비재 가격 인상, 금리 인상, 증시 폭락 등 예상치 못하는 뉴스들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고 물가도 많이 인상될 것 같다. 작년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작년 2분기 한국의 밥상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3위를 기록하였다. 수입은 늘어나지 않는데, 일자리는 줄어들어 실업률은 늘어나고 물가는 빠른 속도로 올라 생활비가 자꾸 늘어나는 느낌이다. 게다가 대선 후보들은 돈을 풀어준다는 공약만 나오고 있지, 그 비용이 어디에서 나오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제로섬 게임이라, 한쪽에 지원하는 비용은 다른 쪽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거나 세금만 인상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31년만에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CNBC 방송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난방비에 영향을 주는 고유가, 중고차와 트럭의 가격은 2020년 12월부터 전년 대비 37.3% 상승하고 신차와 트럭도 11.8% 증가하였다. 칩 부족으로 컴퓨터 및 전자 제품, 재택근무로 인테리어 교체를 많이 하는데 공급망 문제로 가구류 인상은 물론 의료 및 보험료, 외식 비용, 보석, 의류, 육류, 우유및 식료품 가격, 샴푸, 비누 등 전반적인 물품의 인상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오렌지 주스값은 50%인상 되었고, 세탁 세제는 8% 인상 등 연평균 수준을 넘어서는 인플레이션으로 가계 소득보다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독일에서도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420만 가정에서 평균 63.7%의 전기 요금이 인상되고, 360만 가구는 62.3% 더 많은 가스 요금을 지불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고갈된 천연가스 재고에 겨울 추위로 막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가스 관련 상품 및 탄소 배출 허가 가격이 인상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율도 에너지 비용 상승, 수요 회복 및 공급망 문제로 소비자 물가가 올라 30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뉴질랜드는 주요 수입품이 기름인데 지난 1년 동안 약 33% 증가하여 소비자 물가가 오르고, 건설 비용도 2021년 12월 기준 14%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에 의하면 명품의 매출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여행을 못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이 어려워지자, 경험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대신 고급 상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한다. 재료비와 인건비가 상승하고 수요 급증으로 명품에 대한 인기는 계속될 것이며 명품 중고 시장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명품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면서 지금 사서 이용해도 재판매를 할 경우에는 더 비싸게 팔 수 있어서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100여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임금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생산과 소비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하였다. 높은 에너지 비용과 국민 보험료 인상은 저소득층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 한다. 기업이나 가정에서는 비용이 급증하고 불확실성이 강해지고 있으므로 비용 관리를 세심하고 현실적인 예산을 세워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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