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숙 한마콤 대표·호텔관광경영학박사
한태숙 한마콤 대표·호텔관광경영학박사

소셜네트워크(SNS)에 전 세계 약 150만명 이상의 팔로워가 있으며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는 여행 사진 커뮤니티가 기획한 “우연히 웨스 앤더슨:어디에 있든,영감은 당신 눈앞에 있다”라는 전시회에 갔다. 성수동일대가 뜨면서 곳곳이 초 현대화된 건물에 내부 전시장이나 주위가 젊은이들이 좋아할 분위기로 바뀌었다. 전시장 내에 들어가니 유럽, 중앙아시아, 북미 등 전 세계 아름다운 지역을 여행하면서 수집된 웨스 앤더슨 느낌의 풍경 사진 300여점이 밝은 파스텔톤 이미지와 함께 주제별로 선보인다. 웨스 앤더슨은 2014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라는 영화에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고, “프렌치 디스패치”, “문라이즈 킹덤” 등으로 여러 상을 받은 능력 있는 영화감독이다. 2017년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부부가 여행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기 위해 만든 구상안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웨스 앤더슨 영화에서 나온 것 같지 않나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여러 사진작가들이 환호하며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만든 것이다. 사진전에 대한 평점도 높았는데, 이제는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서 점수가 높아야 관객들이 줄을 서서 보는 전시회로 성공한다.

여행을 하기 위해 이동수단을 고르고, 이국적인 문화를 느끼게 하는 다양한 지역의 도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같은 다양한 호텔, 빈티지한 색감을 느끼는 수영장,핑크색과 터키색의 조화를 느끼는 사진,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의 배경이 되었던 프랑스 앙굴렘 방문 등을 통해서 추억을 담았다. 다양한 디자인의 기차나 선박의 좌석, 좌석옆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계절별 풍경도 인상적이다. 프랑스파리, 스위스,체코, 이태리, 영국, 그리스, 터키, 스페인 등지의 아름다운 호텔과 객실, 연회장, 레스토랑 등에서의 사진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 같다. 우리 주위에 있는 다양한 모습에 저렇게 완벽한 대칭을 보이는 건물과 인테리어가 많았나 싶다. 코로나로 인하여 여행을 못했던 사람들은 사진 앞에서 예전에 가보았던 추억을 생각하거나, 가고 싶은 곳을 생각하는지 쉽게 떠나지 못하고 자세히 읽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오랫동안 여행을 못해서 더욱 목말라하는 모습이라고 할까.

이번 전시회는 오미크론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예정보다 한 달 정도 늦게 관람하게 되었다. 가족들이 번갈아 가면서 양성 판정이 나오는 바람에 외부로 피난 가야 하나 고민도 했다.면역력이 약한 딸은 외부로 피신 갔지만 다시 양성판정이 나와 돌아왔고, 저자는 음성 판정이 나와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집에 있기로 하고 모든 약속을 취소했다. 이렇게 코로나를 겪고나니 면역력도 생긴 것 같고, 여행관련 전시회를 보고 나니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미크론 재확산에도 하와이, 괌, 동남아 지역 국가들이 최근 격리 기간을 면제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고유가, 고환율 부담으로 여행비용이 올라가고, 코로나로 인한 두려움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답답함과 무기력함, 비즈니스의 진척을 위해서 출국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에도 매달 출국자 수는 늘어났으며, 올해 3월 21일부터는 한국도 입국자에 대한 격리가 면제되고, 18일부터는 면세점의 구매한도도 폐지되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다. 그러나 항공 비용을 체크해보니 코로나 전보다 거의 2배 수준을 유지하는 노선이 꽤 있다. 아직 운행하지 않는 노선도 많고 수요가 충분하지 않아서 수요와 공급의 차이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저렴한 비용에 여행도 다니고, 여행사나 호텔들도 정상적인 매출을 올려 직원들도 탄탄한 직장이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난 3월 25일에 필리핀 마닐라의 부촌에 한국문화원이 새로이 오픈했다는 소식을 필리핀 친구가 전해주었다. K-팝, K-드라마, BTS의 인기뿐만 아니라 지난 몇년간 필리핀을 방문한 최대 외국인이 한국인이었기에 두 나라의 문화 교류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 같다. 한국문화원이 여러 나라에 생겨 우리나라의 위상이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여행은 영감을 찾는 여정이며 우리의 일상을 재해석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는 “우연히 웨스 앤더슨”처럼 더 많은 여행을 통해서 영감을 느끼고 싶다.

한태숙 (한마콤 대표,호텔관광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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