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차관급 협의체’ 가동…파일럿 사업 곧 추진
공항 고속도로 건설 진출 희망…원전‧방산 협력 확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안제이 아담칙 폴란드 인프라부 장관(앞줄)이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배석한 가운데 열린 한·폴란드 교통인프라 개발 협력 협정서명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안제이 아담칙 폴란드 인프라부 장관(앞줄)이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배석한 가운데 열린 한·폴란드 교통인프라 개발 협력 협정서명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폴란드 정부가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9월부터 차관급 협의체를 가동하는 등 본격적인 협력에 나선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재건 뿐 아니라 폴란드 본토의 교통 인프라, 원전, 방산 분야에서도 대대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13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대통령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해 각서(MOU) 3건을 체결했다. 두 국가 정상의 공동 언론발표에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개발 협력 전권 대표가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에 서명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최인접국으로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 결정적인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우크라이나 재건은 최대 1조달러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이른바 제2의 마셜 플랜으로도 불린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국과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 및 개발 프로젝트 협력,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국토, 도시, 인프라 계획 협력, 공공·민간 기업 간 교류 장려·촉진을 함께 추진해나간다.

먼저 올해 9월부터 양국 간에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해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사업 발굴을 추진한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바르샤바 사무소를 개소하고, 현지 공관에 인프라 전담 인력도 파견한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5000여개 재건 프로그램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원이 시급한 분야에서는 파일럿 사업이 곧 시작된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프레스센터 브리핑을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3각 협력 체계가 완성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단순히 전쟁 피해를 복구하는 '리빌딩'을 넘어 '뉴빌딩'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이 단시간에 일어선 한강의 기적을 일군 기술과 경험을 우크라이나 재건에도 이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 장관은 폴란드 인프라부 장관과 '교통 인프라 개발 협력 MOU'도 별도로 체결했다.

양국 정부는 이를 통해 폴란드와 중동부 유럽 지역 교통 인프라 개발 전반에 대한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공·민간 기업들의 교류를 장려하고 촉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 또한 "그간 인프라 건설 부문의 협력 성과에 대해 평가하고, 앞으로 폴란드 신공항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우수한 한국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또한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장관과 '한·폴란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MOU'를 체결해 무역·투자·산업·공급망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한편 전문가 교류도 확대한다.

인프라 뿐만 아니라 양국간 원전‧방산 등 전략 분야 협력도 확대된다. 먼저 국내 기업들이 14일 폴란드 기업들과 6건의 원전 협력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 내 원자력 발전(MMR) 도입 개발 MOU를,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은 신규 원전 건설 관련 협력 MOU를 각각 체결한다. 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원자력 에너지 분야 인력교류 및 양성, 공동연구 협력 MOU를 맺었다.

이와 별도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폴란드 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연구원과 바르샤바 공과대학 등이 첨단 분야 MOU를 체결한다. 또 전남대, 경북대, 부산대 등 국내 지방 거점 대학들과 폴란드 명문 공대 간에 미래 인재 교류를 위한 MOU를 체결해 5년 동안 400명의 이공계 학생이 교류할 예정이다.

협력 강화의 기폭제가 된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핸 염려로 국방을 강화하기 시작한 폴란드는 현재 한국의 제1 방산수출국이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 군은 한국의 FA-50 전투기, K2 전차, K9 자주포 등을 구매했다"며 "한국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할 뿐 아니라 K2 전차 등을 폴란드에서도 생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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