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노벨 화학상은 '양자점' 연구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문지 바웬디 ▲루이스 브루스 ▲알렉세이 예키모프 등 3인이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화학위원회는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양자점(퀀텀 도트) 발견과 합성에 기여한 바웬디와 브루스·예키모프 등 3명을 선정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노벨 화학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양자(퀀텀) 현상에 따라 특성이 결정될 만큼 작은 양자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나노기술에 색깔을 입혔다"고 했다.

이어 "양자점은 휘어질 수 있는 전자기기와 초소형 센서·초박형 태양전지·양자 암호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다는 게 학계의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점은 크기가 수 나노미터에서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사이인 반도체 결정이다. 원자를 수백에서 수천 개 정도 뭉쳐 놓은 물질로 결정의 크기에 따라 가전자대와 전도대 사이의 에너지 밴드갭이 달라진다.

특히 나노입자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양자의 구속 효과가 강하게 작용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밴드갭이 커지면서 단파장의 색상을 방출하는데, 세밀하게 합성할수록 제어된 파장의 색상을 지닌다.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발생하는 색상은 파란색에 가까워지고, 크기가 클수록 붉은색에 가까운 색을 낸다. 별도의 광원이 없어도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특성을 활용해 TV 등에서 초고화질 디스플레이의 생생한 색을 구현하는 데 사용되거나 암 종양을 정확히 그려내는 데 쓰이고 있다.

1980년대 브루스 교수와 예키모프 박사가 양자점을 발견한 이래 관련 연구가 지속돼 왔다. 바웬디 교수는 브루스 교수의 제자로 역시 양자점 연구를 진행해 이번 노벨 화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게 됐다.

한편 이번 노벨화학상은 수상자 명단이 공식 발표 약 4시간 전 유출되며 논란을 낳기도 했다.

발표에 앞서 스웨덴 언론을 통해 명단이 사전 보도되면서 위원회 측에서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급히 수습하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는 유출된 명단과 실제 수상자가 동일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철저한 기밀 유지를 원칙으로 하는 노벨상의 시상 과정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