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클로디아 골딘의 모습이 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과학원에 나타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클로디아 골딘의 모습이 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과학원에 나타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성과 남성의 노동시장 참여도와 임금 수준이 차이나는 이유를 규명한 미국의 노동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 대학 교수가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여성의 노동시장 결과와 관련한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로 그에게 202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골딘 교수에 대해 “수세기에 걸친 여성 소득과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포괄적 설명을 사상 처음으로 제공했다”며 “그는 노동 시장 내 성별격차의 핵심 동인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골딘 교수는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축적된 미국 노동시장 관련 자료를 분석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별에 따른 고용률 격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피고 차이의 원인을 규명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19세기 초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전환에 따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한때 감소했다가 20세기 이후 서비스 부문의 성장으로 다시 증가세에 기록하고 있다.

교육수준도 지속적으로 향상돼 현재는 고소득 국가 대다수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크게 높은 상황이라고 노벨위원회는 언급했다. 다만, 노벨위원회는 아직도 여성은 세계 노동시장에서 과소대표되고 있으며 노동으로 얻는 수입도 남성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골딘 교수는 이같은 차이가 출산과 육아에 따른 부담과 장시간 고강도록 일할수록 더 많은 임금을 얻는 미국의 고용환경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대학졸업과 취업 등으로 사회에 진출한 후 남녀는 동일선상에서 출발하지만 10년가량이 지나면 상당한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 같은 직업을 갖더라도 소득에서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골딘 교수는 주요 요인으로 아이를 지목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행위는 거의 언제나 여성의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치며 이는 ‘부부간 공평성’이 깨지는 데서 생긴다는 것이 골딘 교수의 주장이다.

또한 시간외 근무와 주말 근무, 야근을 하면 각종 수당으로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미국의 기업문화로 인해 각 가정은 남자는 일에 집중하고 아내는 아이를 돌보면서 유연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게 된다.

특정 업무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등의 노골적 성차별이 사라지고도 미국에서 성별 임금격차가 여전한 이유다.

골딘 교수는 그 결과 남성은 가족과 함께하기 힘들어지고 여성은 커리어를 포기해야 한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을 돌봄을 제공하는 등 일과 삶이 양립가능한 사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야코브 스벤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선정 위원회 의장은 “노동에서 여성의 역할을 이해하는 건 사회를 위해 중요하다”며 “골딘의 획기적 연구 덕분에 우리는 (성별격차의) 근본적 요인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장벽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골딘 교수는 AFP 통신 취재진에 “나 뿐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렇게 많은 것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남녀간 임금) 격차가 왜 큰지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많은 이들을 위해 매우 중요한 상”이라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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