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2조5000억원 투자…내년 상반기 공장 가동 시작
전기차 60만대 분량 확보…2030년 리튬 가격 본격 인상 전망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그룹이 호주 철광석 광산에 투자한지 10년 만에 투자금을 전액 회수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궤도에 진입하는 리튬도 주목 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6월 북미 지역에 이어 유럽의 대형 기관 투자자들을 만나 기업설명(IR) 활동을 위해 출국했다. 앞선 IR에서와 같이 이차전지 사업을 비롯한 미래 사업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그룹의 리튬 확보 계획은 이차전지 사업의 시작점으로, 특히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은 포스코그룹의 끈질긴 노력의 결실이다.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함께 포스코, 삼성물산, LG상사, GS칼텍스 등 대기업들이 남미 자원 개발에 나섰다. 이중 리튬 사업은 볼리비아에 우선적으로 시도됐다. 하지만 원주민 출신으로 처음 당선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자원민족주의를 내세우면서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았고, 해당 사업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눈을 돌린 곳이 아르헨티나였지만 LG상사와 GS에너지는 개발 비용 증가를 이유로 2016년 철수했다.

반면 포스코그룹은 오히려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13년 칠레 마리쿤가(Maricunga) 소금호수와 2014년 아르헨티나 포수엘로스(Pozuelos) 소금호수에서 상업화를 위한 실증연구를 진행하던 포스코그룹은 2018년 8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북쪽 부분 광권을 33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3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아르헨티나 살타 주지사, 카타마르카 주지사가 염수리튬 1단계 착공식을 마치고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지난해 3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아르헨티나 살타 주지사, 카타마르카 주지사가 염수리튬 1단계 착공식을 마치고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권오준 전 회장에 이어 2018년 10월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후속 투자 계획을 통해 리튬 사업 속도를 끌어 올렸다. 포스코그룹은 2021년 9500억원 1단계 투자에 이어 2022년 1조5000억원의 2단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중 1단계 투자에 해당하는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공장은 내년 상반기 가동이 예정돼 있다. 2단계 투자에 따른 공장도 2025년 하반기부터 2만5000톤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된 수산화리튬은 전기차 약 60만 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며, 포스코그룹은 향후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생산 연 10만 톤 체제 조기 달성을 위해 3,4단계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2020년 말 글로벌 염수리튬 전문 컨설팅 업체인 미국 몽고메리사로부터 보유 염호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 톤의 6배인 탄산리튬 기준 1350만 톤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의 리튬 사업은 아르헨티나에 더해 호주 리튬광산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힘을 받게 됐다. 2018년 2월 포스코는 호주 광산개발 기업인 필바라(Pilbara Minerals)와 회사 지분 4.75%와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포스코 단독사업 추진시 8만 톤, 상호합작시 연간 최대 24만 톤의 리튬정광을 장기구매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연산 3만 톤 규모의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의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리튬 광산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며 "현지 리튬 상공정과 국내 하공정이 가동되면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 시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의 계획은 리튬 가격 인상 시기와도 맞물려 있다. 포스코그룹은 염수리튬과 광석리튬,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연산 30만 톤 체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6월 칠레 동위원회(Cochilco)가 발간한 '리튬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탄산리튬 수요는 2021년 50만8000톤에서 2035년까지 연평균 16%, 탄산리튬 생산은 2020년 46만8000톤에서 2035년까지 연간 13% 늘어난다. 수급 불균형에 2031년부터 리튬 가격이 인상되며, 2035년 전 세계 탄산리튬 수요는 380만 톤으로 생산량 추정치인 246만 톤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재료 조달 측면에서도 이득을 볼 수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호주 로이힐 광산은 연간 철광석 소요량의 20% 이상에 해당되는 물량을 공급하고 있으며, 원가 경쟁력이 치열한 철강시장에서 주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호주 리튬광산도 장기구매 계약을 통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리튬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튬과 함께 니켈도 자원 사업에서 기대되는 부분이다. 포스코그룹은 2021년 호주의 니켈 광업과 제련 전문회사 '레이븐소프(Ravensthorpe Nickel Operation)' 지분 30%를 약 2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18만대를 공급할 수 있는 니켈 가공품을 2024년부터 연간 3만2000톤 공급받는 권리를 갖게 됐다.

또 올해 2월 포스코홀딩스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중국 닝보리친사와 니켈 생산에 상호 협력하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해당 협약에 따라 포스코홀딩스 니켈 함유량 기준 연산 12만 톤 규모의 니켈 중간재 생산공장을 세우고, 1단계로 니켈 함유량 기준 6만 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2025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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