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시장 커지는데 하드웨어 기기 우선"…삼성전자 '이머시브'팀 가동
LG전자 메타와 웹OS 협업 가능성도···HE본부 산하 XR 사업팀 신설도

마크 저커버스 메타 CEO가 지난 28일 LG전자 CEO인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만나기 위해 LG트윈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크 저커버스 메타 CEO가 지난 28일 LG전자 CEO인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만나기 위해 LG트윈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로 한때 각광받았던 '메타버스' 사업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 킬러 콘텐츠의 부재와 3D 몰입형 기기 보급율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며 관련 주가도 떨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글로벌 빅테크가 찾은 해답은 '넥스트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확장현실(XR) 헤드셋이다. 메타, 애플 등이 XR기기를 연이어 출시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XR 사업 협력 강화에 나섰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주완 LG전자 대표,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 등을 만나 인공지능과 XR 등 미래 사업에 대해 폭넓은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의 신규 XR 디바이스 출시가 예정돼있어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단 하드웨어가 보급되면 관련 콘텐츠 시장도 빠르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메타가 지난해 전 세계의 절반을 장악한 XR 헤드셋 시장에서 애플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내놓은 비전 프로로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메타의 퀘스트 시리즈와 애플의 비전 프로 등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신규 XR 헤드셋인 '갤럭시 글래스'도 올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기술력이 확보된 기업들도 기술 개발 속도를 높여 시장의 주도권 쟁탈전에 뛰어든다는 계획으로 판단된다. 양사는 본격적인 채비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지난해 여름 '이머시브' 이라 불리는 팀을 신설했다. 최근 구글과 퀄컴 등 기업과 XR 헤드셋 기기를 개발하는데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팀원의 숫자를 100명까지 늘렸다. 연내 신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2월 XR 기기 개발을 발표하며 "차세대 XR 경험을 공동 구축해 다시 한번 모바일의 미래를 변화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LG전자도 메타와 협업해 오는 2025년 출시할 것으로 예정된 '메타 퀘스트 프로 2'에 LG전자의 비(非) 하드웨어 대표 플랫폼인 webOS를 이식할 것으로 보인다.

webOS는 LG전자가 콘텐츠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내세운 자체 TV 운영체계로 클라우드 게임, OTT 등 인기 콘텐츠를 담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LG전자는 홈엔터테인부문(HE) 본부 직속으로 XR 사업 담당을 신설했다. 지난 6일부터 XR 디바이스 사업 개발, 영업, 상품기획 전문가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활성화로 인해 XR기기 보급율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기값이 하락하고 국내 상용화가 시작되면 메타버스 콘텐츠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비전 프로. 사진/애플
애플 비전 프로. 사진/애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XR 헤드셋 시장은 2016년 200만대에서 2025년 1억5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 또한 오는 2027년까지 520억5000만 달러, 한화로 약 6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애플의 야심작 비전 프로는 '공간 컴퓨터' 구현을 목표로 한다. 지난달 시작된 비전 프로 사전 판매에서 시장 예상치보다 많은 20만대 가량이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의 '퀘스트3'는 지난해 출시 3개월 만에 100만대가 판매되는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메타버스 콘텐츠, 기술 스타트업들도 활기를 띄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중 어메이즈VR이 애플 비전 프로용 앱을 내놨다. 글로벌 아티스트 자라 라슨(Zara Larsson), 티페인(T-Pain), 업살(UPSAHL)의 등의 공연 영상을 비전 프로의 공간 컴퓨팅으로 감상할 수 있다.

VR, XR 게임 콘텐츠 개발사 스코넥의 메타버스 미래 사업은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활용한 실감 컨텐츠 사업과 메타버스 서비스 사업, 가상캐릭터 동기화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캐릭터 서비스 사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가상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존 구축 사업을 중심으로 실감 문화 공간 구축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글로벌 시장 기조에 맞춰 메타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경제적 지원에 나섰다. 지난 20일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가상융합산업진흥법' 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서울 상암동에서 '2024년 메타버스산업 통합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별 계획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할 방침이다.

과기부는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해 올해 총 1197억20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인재 양성에 187억원 ▲중소/벤처기업의 사업영역 및 규모 확대 위한 500억 규모의 디지털콘텐츠코리아펀드 조성 ▲XR 핵심기술 개발 등 홀로그램 기술 개발에 22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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