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자체 개발 AI칩 삼성과 협력 가능성 시사
샘 올트먼, 삼성과 AI반도체…SK와 HBM 협력 논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경쟁에 있어 주요 파트너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29일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만나 AI와 확장현실(XR)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번 만남을 통해 메타와 삼성전자의 협력이 기대되고 있다. 메타는 자체 개발한 AI 칩을 올해 데이터센터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해당 칩 생산을 삼성전자가 맡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AI 열풍으로 TSMC가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업체들의 수요를 홀로 감당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7.9%다.

또 삼성전자는 메타와 2014년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어 VR' 출시 등 협력을 해온바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28일 저녁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 저커버그 CEO 부부를 초대해 별도 배석 임원 없이 한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저커버그 CEO도 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삼성이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꼐 저커버그 CEO는 조주완 사장 등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하며 차세대 XR 디바이스 협업 등을 논의했다. 양사가 협력해 개발하는 XR 기기는 이르면 내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해 메타도 XR 기기 개발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가장 뜨거운 AI 개발 업체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지나내 6월에 이어 7개월 만에 또 한국을 찾았다.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 방문과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의 면담 일정을 진행했다.

또 울트만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도 만나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협업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트먼 CEO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생산망 구축에 나서는 중이다.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G42, 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업계에서 오픈AI와 챗GPT 의존도 낮추기에 대한 대응책이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에 이어 프랑스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 AI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 투자를 통해 오픈AI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MS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또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EV) '애플카' 개발을 포기하고 AI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경쟁은 더 심화될 추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도 AI 관련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최태원 회장은 부스를 안내한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에게)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언급하면서 "뭔가 조금 더 논의할 부분이 있어 따로 나중에 (이야기하자)"라고 제안했고, 노 사장도 "잘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세계 유력 통신사들과 함께 공통의 AI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한 바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AI가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데 대해 굉장히 관심이 높다. 그런 부분에 대해 삼성하고 같이 좋은 것을 만들면 정말 좋겠다"고 밝혔다.

AI와 무선통신 기술 융합을 통해 6G 기술 연구와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는 'AI-무선접속망(RAN) 얼라이언스'도 'MWC 2024'에서 공식 출범했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Arm, 소프트뱅크 등이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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