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금융위원장 "임기에 상관없이 교체" 발언에 'MB측근' 임기 채울지 '미지수'

 

▲ (왼쪽부터) 어윤대 회장ㆍ이팔성 회장ㆍ강만수 회장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강 회장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산은지주 주주총회에서 산은지주 회장으로 마지막 역할을 수행한 뒤 공식적으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하고, 대통령 경제특별보좌관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MB 정부의 핵심 실세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대표적 친MB 인사로 꼽혀왔던 강 회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최근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금융권 기관장들의 임기에 상관없이 교체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중도 퇴진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강 회장이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전격 사의를 표하면서 금융권의 대표적인 'MB맨'으로 분류되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후 거취에 가장 관심이 쏠리는 인물은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어윤대 회장이다. 어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로 취임 초기 정권의 낙하산이라는 비난에 시달렸지만, 과감한 지주 개혁 드라이브를 걸며 각종 경영정책을 의욕적으로 펼쳐왔다.

그러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재 업계의 평가는 어 회장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어 회장이 그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무산되면서 그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데다 최근에는 핵심 측근의 보직 박탈로 어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국민은행 노조의 '용퇴'를 종용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대선 특보를 지냈던 이팔성 회장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다. 우리금융이 정부 소유의 은행으로 인사철이 돌아올 때마다 정치 외풍에 수장이 자주 바뀌다보니 새정부 출범 초기부터 조기 교체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연임에 성공하며 줄곧 호실적을 달성해 온 이 회장이지만, 지주의 굵직한 사안이었던 우리금융 민영화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2010년부터 매년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유효경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매번 실패로 끝났고, 지난해에는 대선정국 이슈에 밀려 제대로 된 입찰도 없이 무산되기도 했다.

특히 이 회장이 은행 업무에 정통해 전문성은 갖췄지만,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중도 퇴진에 힘을 보태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제일 인사청탁이 많은 게 우리금융"이라며 이 회장을 압박한 데서 알 수 있듯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이명박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의 교체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내년 9월에 임기가 만료되고,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내년 2월까지가 임기다.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올해 11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사장은 올해 8월,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내년 8월에 임기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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