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확대 정책으로 오너일가 챙길 배당금 올해보다 증가하면서 비판일어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두산그룹이 희망퇴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올해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더 늘리기로 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실적악화로 신입사원까지 포함된 인력 구조조정을 하면서 오너일가는 두둑한 배당금을 챙긴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 '신입사원 희망퇴직' 후폭풍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두산그룹 오너일가가 받을 배당금이 지난해보다 증가하면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지주사 (주)두산은 지난 8월 올해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500원 늘어난 45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이는 17일 종가인 9만7300원 대비 4.7%에 달하는 금액이며, 주주친화정책 확대와 정부의 기업배당촉진정책에 대한 부응이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지분법이익) 653억원보다 많은 827억원을 현금배당으로 푼 바 있다. 이 중 44.05%가 두산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오너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배당금 확대로 두산 오너일가가 올해 배당금으로 챙길 금액은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두산 오너일가를 포함한 특수관계자가 가진 보통주는 936만9395주다. 이를 1주당 4500원으로 계산하면 배당금은 모두 421억원이 된다. 우선주 배당까지 더하면 오너일가가 챙길 금액은 더욱 불어난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용만 두산 회장(87만155주, 4.09%)의 배당금은 지난해 34억원에서 올해 39억원으로 늘어난다. 박 회장의 아들 박서원(47만2239주, 1.77%) 부사장의 배당금도 21억원에 달한다. 현재 두산의 최대주주이자 박용곤 명예회장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133만7013주, 6.29%)이 받아갈 배당금도 지난해 53억원에서 60억원으로 증가한다.

두산의 현금배당금은 매년 증가세다. 2008년 1000원이었던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2009년 2500원, 2011년 3000원, 2012년 3500원, 올해 4500원으로 늘어났다. 7년 새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우선주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막대한 차입금을 포함한 5조원대의 자금을 들여 밥캣을 인수하고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아 두산인프라코어가 휘청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일이다.

문제는 배당금이 실적과 무관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3년(1235억원)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올해는 3분기 누적 기준 639억원의 손실상태다.

연결이 아닌 개별 기준 실적은 양호하다는 증권가의 평가지만 여기에는 빚더미에 허덕이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수백억원대의 'DOOSAN' 브랜드 사용료 등이 깔려있다. 지주사 두산에 일감을 보태준 중공업 계열사들이 고강도 인력구조조정에 나서는 현실에 비춰보면 희망퇴직으로 절감된 비용의 일부가 오너일가의 배당으로 돌아갔다는 지적도 가능해진다. 두산처럼 배당금을 늘리기로 한 두산중공업 역시 지난해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을 이끌 수뇌부에 변동이 생길지 여부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애초 두산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면서 내년에도 박 회장의 회장직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이번 희망퇴직 논란으로 그 입지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주목되는 것이다. 박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지주사 두산의 최대주주이자 두산가의 장손인 박정원 회장이 언제 그룹경영 최일선에 올라설 지에 대한 관심이 지속돼왔다. 이는 박 회장이 최근 장남인 박서원 부사장에게 그룹의 미래가 달린 면세점 사업 중책을 맡긴 것과도 결부되면서 두산가 4세 승계구도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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