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기대감 속 제약·바이오주 급등…코스닥 870선 돌파
셀트리온 3인방 등 소수 시총상위 종목에 쏠림현상 뚜렷
"견고한 상승추세 지속하려면 중소형주로 온기 퍼져야"

▲ 코스닥지수가 정책 훈풍과 제약·바이오주 급등세에 힘입어 각종 신기록이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열기가 일부 제약·바이오주를 위시한 시총 상위 대형주에서 다른 중소형주로 널리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코스닥지수가 정책 훈풍을 타고 거침없는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정부의 시장 활성화 정책과 실적개선 기대감 등 호재가 살아있는 만큼 코스닥 상승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코스닥 강세가 제약·바이오주를 위시한 소수 시총 상위 대형주에 편중돼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지수가 상승할수록 일부 제약·바이오주의 이상급등·과열현상도 덩달아 심화하면서 지나친 '쏠림현상'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코스닥은 전일대비 18.08포인트(2.07%) 오른 891.13을 가리키고 있다. 지수는 전날보다 6.51포인트(0.75%) 오른 879.56으로 개장한 뒤 개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코스닥지수는 사흘 연속 오르며 15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종가기준 870선을 돌파했고, 장중에는 4%까지 뛰어오르며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16년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지수 급등에 따른 사이드카는 2009년 이후 9년 만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사이드카 발동된 이전 사례를 보면 증시 급등에 따른 사이드카가 발동했을 경우 다음 거래일에도 증시가 상승한 경우가 많았다"며 "다만 코스닥의 연이은 상승 랠리와 바이오 업종으로의 쏠림 등을 감안했을 때 일시적인 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면서 향후 저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코스닥은 지금도 비싸지 않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열기 식히기가 있을 수 있지만, 900선 이하에서는 조정 시 매수 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코스닥은 제약·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투기적 장세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적을 비롯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뚜렷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적 수급이 지수 급등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2000년대 '벤처 붐'의 거품 붕괴가 재현되는건 아닐지, 특정 종목에 쏠림이 너무 심한 건 아닌지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최근 임상 시험과 바이오 복제약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제약·바이오 관련주를 쓸어담고 있다. 지난 12일 코스닥 제약업종 거래대금은 4조820억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장주인 셀트리온(11.24%)과 셀트리온헬스케어(15.16%), 셀트리온제약(29.90%) 등 셀트리온 3형제가 급등세를 보였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종가기준 65조2143억원으로 재계 5위에 해당한다.  

이날 현재도 셀트리온(4.01%)과 셀트리온헬스(7.63%), 셀트리온제약(25.03%)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주인 신라젠(4.99%)과 티슈진(2.61%), 바이로메드(20.85%) 등도 오름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이 유례없는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제약·바이오주와 달리 다른 코스닥 종목들은 아직 온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수가 견조한 상승추세를 이어가려면 정책발 상승 랠리의 훈풍이 실적이 좋은 기업과 4차 산업혁명 기업 등 다른 중소형주로 퍼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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