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봉 성균관대 부총장, HDI 정선하계포럼서 디지털 문명 생존전략 소개

최재봉 성균관대학교 부총장이 17일 열린 HDI 정선 하계포럼에서 챗GPT시대 ‘디지털 뉴노멀’이 도래한 한국의 생존 전략은 선진국형 인재 육성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혜준기자
최재봉 성균관대학교 부총장이 17일 열린 HDI 정선 하계포럼에서 챗GPT시대 ‘디지털 뉴노멀’이 도래한 한국의 생존 전략은 선진국형 인재 육성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혜준기자

“2016년 당시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면서 예고됐던 ‘디지털 대전환’은 코로나19가 도래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올해에 들어서는 챗GPT까지 등장하면서 그 속도가 훨씬 더 빨라졌습니다. 인류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디지털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로 진화하면서 사회도 ‘뉴노멀’에 진입하게 된 것입니다.”

최재봉 성균관대학교 부총장은 17일 오후 강원도 정선 리조트 그랜드호텔 컨벤션 타워에서 열린 HDI 정선 하계포럼에서 경영 특강 ‘초거대AI의 등장과 디지털 문명시대 생존전략’을 진행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HDI 정선 하계포럼은 HDI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하고 중소기업신문이 후원하는 포럼으로 올해로 40회를 맞이했다.

그는 세계가 챗GPT의 도래로 완전한 혼돈 속의 성장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는 한편, 이런 격변 속에서 한국이 맞이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형 인재’ 육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최 부총장은 이 시대를 진단하면서 디지털 인류의 시발점은 인류의 새로운 장기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경 닥쳐온 코로나19의 격리 환경이 디지털 전환 확산의 쐐기를 박았다고 평가했다.

최 부총장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금융, 소비, 교육 등을 모두 디지털로 처리할 수 있게 돼 새로운 표준 인류인 ‘포노 사피엔스’가 등장했다”며 “표준 인류가 바뀌면 경제 생태계도 변화를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미 2020년 시점에도 총 6880조원에 달하는 세계 자본이 세계7대 디지털 플랫폼(애플, MS,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에 모여 있었고, 2023년에는 아예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공금망이 통째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세계가 엄청난 혼돈의 시기인 뉴노멀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 부총장은 “디지털 전환은 생존을 위한 자발적 선택”이라며 “인류는 이미 디지털 문명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우리 기성세대 또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통이 전통적인 월마트에서 인터넷 공간의 아마존으로, 방송도 지상파와 케이블 TV에서 유튜브와 OTT로 옮겨가는 이 시대에 인간의 인식도 바뀌고 있단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의 70%가 저녁에 유튜브를 보는 시점에서 지금 필요한 건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니라 유튜브위원회가 아니겠느냐”며 사회가 디지털 전환을 발 빠르게 따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30년대에 다가올 더 빠른 디지털 전환이 닥쳐올 것이라 예견했다. 이에 대한 대비를 촉구하며 정치적‧사회적 규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는 ‘게임체인저’로는 범용 인공지능인 GPT 시리즈를 지목했다.

GPT는 전세계의 데이터를 통해 학습을 수행하고 사람과도 같은 소통능력을 얻어낸 AI들을 의미한다.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고 성능 개선도 빠르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최 부총장은 이미 학습을 거친 AI들이 그림, 만화 등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디자인 분야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점을 들며 AI의 적용분야가 무궁무진하고 성능 개선 속도도 빠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아닌 AI가 창작한 그림과 사진이 각종 대회에서 상을 수상한 사례를 들면서 앞으로 2~3년 내에 ‘대혼돈 속의 성장’이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구글과 MS, 테슬라 는 물론 네이버와 같은 국내 기업도 AI 개발에 몰두하면서도, 헐리우드 작가진이 AI 작가 도입을 반대하며 총파업을 실시하는 등 AI와 관련된 혼란은 이미 현실로 드러난 상황이다.

아울러 최 부총장은 “한국은 이런 빠른 격변에 따라가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개발도상국 산업 생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50년간 한국은 선진국 시스템을 카피하는 개도국 산업 생태계에 안주했지만, 이젠 그 카피할 선진국이 없어졌다”면서 “주력 산업 분야에서 혁신과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이뤄지면서 과거와는 달리 전공을 불문하고 모든 직종에서 강력한 디지털 역량을 요구하고 있고, 학교에서 교육하지 않는 영역에서 많은 산업들이 형성되고 있는데 교육체제는 따라가고 있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육 시스템에서는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있는 판교의 게임회사, 플랫폼 회사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제공할 수 없다”며 “개도국 시대의 관성을 버리고 ‘선진국 혁명’에 들어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베끼기와 암기에만 몰두하는 인재 양성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문재해결 능력을 갖춘 선진국형 인재를 키워야 한단 의미다.

이어 최 부총장은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문명을 경험한 MZ세대가 메타버스가 중심이 되는 산업계를 좌우할 인재라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전환 다음에 찾아올 새로운 물결로는 기존산업과 4차산업혁명의 융합인 ‘메타 인더스트리’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빅데이터와 AI, 로봇,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과 메타버스, NFT, 크립토 등 새로운 경제 개념과 기념 산업이 결합한 새로운 산업이 앞으로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최 부총장은 “우리 세대 또한 메타버스 등을 직접 경험하는 체험학습을 거치고, 변화 트랜드를 직접 확인하는 등 ‘디지털 근육’을 키워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을 맡은 최 부총장은 ‘문명을 읽은 공학자’로 비즈니스 모델 디자인과 기계공학의 융합, 인문학 바탕의 동물행동학과 기계공학의 융합 등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는 활약을 하고 있다.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워털루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마친 그는 디지털 기술로 인한 변화를 사람의 본질과 중심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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