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韓 로봇 산업 미래 제시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18일 오전 강원도 정선 리조트 그랜드호텔 컨벤션 타워에서 열린 ‘인간과 로봇의 공존시대, 길에서 길을 묻다’ 경영특강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김혜준기자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18일 오전 강원도 정선 리조트 그랜드호텔 컨벤션 타워에서 열린 ‘인간과 로봇의 공존시대, 길에서 길을 묻다’ 경영특강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김혜준기자

“우리는 지난 3년간 위기이자 기회인 코로나19의 시대를 지나왔고, 2035년 다가올 기술의 변곡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18일 오전 강원도 정선 리조트 그랜드호텔 컨벤션 타워에서 열린 ‘인간과 로봇의 공존시대, 길에서 길을 묻다’ 경영특강에서 이와 같이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HDI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하고 중소기업신문이 후원하는 HDI 정선 하계포럼의 일환으로 준비됐다.

손 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로봇 밀도는 세계 1위지만 노동생산성은 27위인 한국의 현황을 짚어보는 한편, 진정한 로봇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UN에 등재된 200개 국가 중 한국은 10위, 전 세계 상위 3%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역량있는 국가”라고 평하면서도 “그러나 16년에 걸쳐 정부에서 280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출산률은 올해로 여성 1인당 0.76명에 불가하고, 도심으로 들어가면 0.59%에 그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 원장은 인간과 로봇의 공존시대를 통해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제조경쟁력에 대해서는 종업원 1만명당 로봇 1000대가 있어 세계 1위의 로못밀도를 가졌지만, 노동생산성은 38개 OECD 국가 중 27위로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그는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 인간의 총합 생산능력보다 인공지능‧로봇의 총합 생산능력이 앞서게되는 기술의 교차점‧변곡점이 올 것이라 예상했으나, 본인은 더 빨리 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10년 더 이른 2035년을 그 시점으로 제시했다.

또 기술의 교차점에 도달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탄소중립‧에너지혁명을 들며, 이 또한 로봇 산업을 통해서 이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인 로봇 농기계를 생산하는 미국의 기업 존 디어, 아마존‧쿠팡 등 물류 기업에서 로봇을 대거 도입하는 사례 등을 차례로 제시하며 산업 생태계의 경쟁 방식이 AI‧로봇의 경쟁으로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국내 산업이 가장 중시해야 할 두 가지로 디지털 전환(DX)와 사용자 경험(UX)를 강조했다. DX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의 융‧복합을 통해 더욱 고도화된 디지털화를 의미한다. UX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 서비스, 시스템 등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소비자의 전반적인 경험을 의미한다.

아울러 DX‧UX의 확보를 위해서 국내 로봇 산업의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원장은 “인터넷 무료 통화 서비스인 스카이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0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주고 사들였지만, 2000년도에 한국에서 유사한 기능이 있었던 다이얼패드는 스카이프보다 3년을 앞서 나왔는데도 통신사 규제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며 신기술의 규제 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지난 3월 로봇의 상용화 단계별 장단기 규제개선 방향을 담은 ‘첨단로봇 규제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그 결과 민간기업 중심의 로봇산업 규제개선을 위한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로봇활용 비즈니스 모델을 42건 도출하고, 규제혁신과제와 연계되는 총 51건 과제에 대한 단계적 로드맵도 수립할 수 있었다.

아울러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24건이 추진 중이고, 로드맵의 33건 과제 중 9건의 규제 개선 성과는 이미 도출됐다.

끝으로 손 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로봇 드론 기술이 활발하게 이용되는 현상에 우려를 표하며 “로봇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사람을 돕는 것”이라며 “로봇 기술은 사람 중심의 따듯한 기술이 돼야 하지 살인 기술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어떤 인공지능 기술이든 최종 결정권자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강연을 이끈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한양대 대학원에서 메카트로닉스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KAIST 연구원을 거쳐 생산기술원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하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현재 U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 대학교 교수, 한국산업기술평가관기원 기계‧융합분야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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