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 향후 2년 주총 대비 '50%+1' 목표
공개매수 저지선 한국앤컴퍼니 3.4% 지분 확보에 1000억 필요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최대 5600억원을 들이겠다는 MBK파트너스 측과 이를 막기 위해 1000억원 가량을 동원해야 하는 조현범 회장 측의 자금력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장남 조현식 고문과 차녀 조희원 씨,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에 직접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일 MBK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벤튜라를 설립하고 최소 20.35%, 최대 27.32%의 지분을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한 목표는 50%+1주로 예상된다. 조현식 고문은 현재 한국앤컴퍼니 지분 18.93%를, 조희원 씨는 10.61%를 보유하고 있다. 50%+1에 부족한 지분율은 20.46%로 최소 목표 수량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벤투라가 이달 들어 공개매수에 나서는 건,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목표한 지분을 확보하면 이를 통해 내년 정기 주주총회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앤컴퍼니는 내년 3월 전병준 감사위원과 김한규 감사위원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감사위원 선임을 통해 한국앤컴퍼니 경영에 참여하면 이듬해 정기 주총을 대비하기가 수월해진다. 특히 2025년에는 조현범 회장의 대표이사직도 임기가 만료된다. 또한 남아 있는 4명의 이사들을 더해 현재 7명인 이사들의 임기나 2년 사이 모두 종료된다.
한국앤컴퍼니 정관에는 이사 선임을 위해 주총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이는 발행주시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있지 않기에 1주 1표가 적용된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정기 주총 평균 참석률은 약 73%다. 한국앤컴퍼니는 42.03%를 보유하는 조현범 회장의 표만으로도 안건 통과가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조현범 회장에게로 쏠린다면 50%+1도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반대로 벤투라가 이번 공개매수에서 최소 목표 수량을 확보하면 정기 주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모두 차단하는 수준이다.
벤투라에 대응해 조양래 명예회장과 조현범 회장 측이 매입해야 하는 지분은 3.4%다. 벤투라는 이번 공개매수에서 최소 목표 수량에 미달하면 전량 매수를 취소한다. 한국앤컴퍼니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23.75%며, 벤투라의 최소 목표 수량과 3.4% 차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약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앤컴퍼니에 투자할 수 있는 규모는 5600억원 정도가 마지노선"이라 밝혔고, 이를 최소 목표 수량에 적용하면 주당 2만8992원이다. 조양래 명예회장이 벤투라의 공개매수를 막기 위해 3.4%를 전량 2만9000원에 사들인다고 가정하면 약 936억원에 이른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2020년 조현범 회장에게 보유하고 있던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약 3000억원에 매각했기에 자금력은 충분하다.
시장에서는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양측의 주식 매입 경쟁에 동요되는 듯 했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지난 5일 전일 대비 5030원, 약 30% 오른 2만1850원을 기록했다. 이후 7일 장중 2만3750원까지 올랐지만 다시 2만원 대까지 떨어지며 상승세를 멈췄다.
이에 대해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조양래 명예회장이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인수가를 올릴 경우 직접 주식 매수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인수 방식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