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류재철·화학 김동춘 신임 CEO 발탁
타 계열사 수장 교체 없어…권봉석은 유임

구광모 대표가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LG 어워즈에서 축사를 하고있다.
구광모 대표가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LG 어워즈에서 축사를 하고있다.

LG그룹의 '6룡'으로 불리던 6인의 부회장단 중 지주회사의 권봉석 부회장만 남고 5인의 부회장이 모두 경영 일선을 떠났다. 이번 인사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다. 신학철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던 지난 2018년 외부 영입 인사 1호로 LG그룹에 합류한 인물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순혈주의가 강한 LG그룹에서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에 이은 세 번째 외부영입 부회장이다. 

그간 LG그룹 부회장들은 40세에 LG그룹을 이끌게 된 구광모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그룹의 안정과 성장에 매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봉석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LG그룹 2인자로 그룹 전반을 관리하는 가운데, 젊은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의 세대교체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LG그룹 지주회사 및 각 계열사들은 이사회 승인을 거쳐 각각 2026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학철 부회장의 용퇴다. 신학철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며 영입한 외부 인재 1호로 7년간 LG화학을 이끌어왔다. 그룹의 모태 격인 LG화학에 외부 출신 CEO가 선임된 것은 194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재임 기간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선도를 위해 노력했고,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신학철 부회장의 후임은 김동춘 사장이다. 김동춘 사장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LG화학 신임 CEO로 선임됐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도 CEO가 교체된다. HS사업본부장인 류재철 사장이 LG전자 신임 CEO로 낙점됐다. 4년 간 LG전자를 이끌었던 조주완 사장은 물러난다. 당초 조주완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도 언급됐지만 결국 용퇴로 가닥을 잡았다. 

이번 LG그룹 인사는 지난해에 이어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2인 부회장단 체제가 유지됐고, 사장단 인사도 최소 폭으로 진행됐다. 올해도 대대적인 CEO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 정철동 사장과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유임됐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세대교체 기조는 분명해 질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지난 9월 로레알 출신의 이선주 사장을 LG생활건강 대표로 영업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실시했다. 이선주 대표는 1970년생 55세로 LG그룹 계열사 CEO 중에서는 젊은 편이다. 앞으로도 필요한 시점에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G그룹은 올해도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으며 세대교체도 속도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필요한 인적쇄신은 시기를 불문하고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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