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적극협조…안전조치 “절차 누락 없었다…계속 강화할 것”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28일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에서 새종~안성간 고속국도 사고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혜준기자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28일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에서 새종~안성간 고속국도 사고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혜준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25일 발생한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현장(청용천교) 교량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 발표에 나섰다.

28일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에서 직접 브리핑에 나선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숨지거나 다친 피해자에 대한 치료·생계비 지원을 최우선하고,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장 안전조치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했단 입장이다. 그러나 사고원인이나 향후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등 법적 조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날 브리핑에는 주 대표를 포함한 현대엔지니어링 주요 관계자와 200여 명의 취재진이 참석했다.

먼저 주 대표는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사고가 일어났다”며 “삼가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 및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관계기관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대책을 수립하고 철저한 대비에 나서겠단 말도 덧붙였다.

사고가 일어난 청용천교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양대리~경기 안성시 서운면 인리로 이어지는 구간에 위치했다. 계약고는 2053억원이며, 이중 현대엔지니어링 비중은 1175억원(57.2%)이다.

지난 25일 9시49분께 발생한 사고는 런처장비를 후방으로 이동하던 중 거더가 낙하해 시작됐다. 그 결과 근로자들이 38~56m 높이에서 떨어지며 사망 4명, 부상자 6명이 나왔다.

주 대표는 ”유가족 지원에 대한 지원을 급선무로 하고 있다“며 현재 장례절차, 산재보험 지급, 심리상담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피해자 중 6명의 유가족과 만나 생계비 지원 등을 진행했다고도 밝혔다. 부상자에게도 치료 지원과 생계비 지원, 심리 상담 지원을 약속했다. 인접 가옥에 대한 피해조사도 진행한다.

이어 국토교통부의 사고조사 위원회 등 관련 기사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국도 34호선의 도로 등 주변 시설에 대한 조속한 복구에도 나서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브리핑과 동시에 진행된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의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조사 과정상 절차로 생각되며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으로 인한 구속 등 법적 조치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이는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인 사업장에서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 시 경영책임자 등을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GS건설 등의 전례를 들어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처벌 예상도 나온다.

이에 주 대표는 "지금 (사고 원인의)책임 소재를 논할 단계는 아니나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을 모두 책임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장 작업자 간 소통 장애가 있었느냐는 등 사고 원인에 대한 질문에도 조사 중이란 입장을 반복했다.

재시공 비용이나 함께 공사를 진행한 호반산업, 범양건영 등과의 손실 분담에 대해선 우선 조사를 기다리겠단 입장이다. 관련 논의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의 핵심인 안전 조치 여부에 대해서는 상세히 답변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장에선 매일 아침 1회 안전 회의와 작업 전 안전 조치, 확인 뒤 공정을 진행했으며, 안전모와 안전고리 등 장비도 모두 착용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안전관리 요원과 소장이 배치돼 있었으며, 외국인 노동자 통역 교육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남 무안군에서 시공한 ‘힐스테이트오룡’ 단지의 대규모 하자 논란과 연관해 안전과 품질 강화에 대한 차후 대책이 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주 대표는 “안전·품질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 최우선 가치”라며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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