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스틸도 2019년 인수대금 제외하고 투자 無…주가 1/4 수준까지 하락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2022년 쌍용자동차 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KG 모빌리티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2022년 쌍용자동차 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KG 모빌리티

KG 모빌리티가 결손금 보전 목적으로 무상감자를 단행하면서, 그룹 투자 없이 소액주주 돈으로 재무개선 효과를 꾀하는 곽재선 회장의 짠내 경영을 또 다시 선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KG 모빌리티에 따르면 액면가 5000원인 보통주 1억9640만4254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KG 모빌리티 자본금은 기존 9820억2127만원에서 감자 후 1964억425만4000원으로 7856억1701만원(80%) 감소한다.

감액된 금액은 KG 모빌리티의 이익결손금 1조1325억원을 소멸시키는 데 사용한다.

감자는 통상적으로 회사가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사례로 시장에서는 악재로 여겨진다. KG 모빌리티 주가도 이를 반영하듯 종가 기준 무상감자를 공시한 10일 4710원에서 13일 3945원 16% 가량 떨어진 상태다.

KG그룹은 2022년 9월 KG 모빌리티 인수를 위한 3654억원 유상증자 이후 현재까지 자금을 투입한 적이 없다.

반면 소액주주들로서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도 전무하기에, 이번 무상감자를 통해 주가 반등은 커녕 앉아서 손실을 보는 셈이다. KG 모빌리티 현재 주가는 KG그룹 인수 후 주가 거래 재개된 2023년 4월 28일 1만3820원과 비교하면 27% 수준이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대주주 감자 비율을 더 높게 설정하는 차등감자 요구되기도 하지만 KG 모빌리티는 균등감자를 택했다. 지난해 태영건설에 감자를 단행하면서 대주주 티와이홀딩스는 경영책임 이행을 위해 100대 1, 기타 소액주주는 2대 1로 차등감자를 실시했다.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는 발행주식 증가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 우려도 있지만, 미래 기업가치 상승을 투자 재원 마련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를 통해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를 행함으로써 재기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5월 4일 무상감자를 시행했고, 이후 첫 거래일인 같은 달 6일 주가는 4일 대비 약 16% 하락한 5660원을 보였다. 이후 같은 해 8월 17일 유상증자 결정를 결정하면서 주가는 5594원까지 소폭 하락했지만, 이후 2023년 6월 15일 6770원으로 감자 전 주가 회복했으며 현재 주가는 무상감자 전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1만4360원을 기록 중이다.

대한전선 또한 2021년 11월 10일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당시 주가는 6679원으로 전날 대비 2.7% 하락했지만 같은 달 12일 주가를 회복했다. 대한전선의 현재 주가 또한 무상감자 발표 당시보다 두 배 가량 오른 1만2120원을 보이고 있다.

KG그룹은 앞서 2019년 KG스틸(구 동부제철) 인수 후에도 단 한 차례도 유상증자 진행하지 않았다. 2019년 6월 동부제철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 당시 KG스틸 주가는 2만원 상회했지만 현재는 6820원으로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KG 모빌리티는 "결손금이 장기적으로 재무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무상감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회계상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KG 모빌리티가 KG그룹 가족으로 편입된 이후 경영 정상화 궤도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 "외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여전히 누적 손실 등으로 인해 조속한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누적 결손금이 해소되고 꾸준한 실적 개선이 이루어져 배당 가능한 이익이 실현되면 궁극적으로 배당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G 모빌리티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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