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에틸렌 생산량 25% 감축 목표…연 최대 370만톤 예상
中 742만~1133만톤, 日 240만톤, 유럽 500만톤 감축 전망
에틸렌 가격 6월 톤당 160달러, 7월 203, 8월 214달러 상승

전세계가 석유화학 구조조정 국면에 돌입하고 있다. 바닥을 기던 글로벌 에틸렌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만성적인 과잉공급 국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만성적 석유화학 과잉 설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구조조정 설비 기준으로 ‘20년 이상~30만톤 미만’이 주로 거론되는데, 이를 적용할 경우 감축될 에틸렌 생산량은 연 742만~1133만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전체 NCC(납사분해시설) 설비의 14~20% 수준이다.
한국은 연 최대 370만톤 규모의 에틸렌 감축 목표를 정했다. 국내 전체 생산량의 25%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정유사 중심 NCC 수직 계열화가 거론된다.
일본도 연 240만톤 규모의 에틸렌 설비 감축을 준비중이다. 미쓰비시화학은 카시마 단지 내 NCC 2공장 가동중단을 검토하고 있고, 마루젠은 단독운영 중인 NCC를 셧다운한 후 스미토모화학과 공동 출자한 게이요공장에서만 에틸렌을 생산할 예정이다. 미쓰이와 이데미츠코산이 공동운영 중인 에틸렌 공장 2기 중 1기는 2027년 가동 중단한다.
이같은 흐름은 유럽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유럽 내 화학설비 폐쇄 계획은 에틸렌 기준 총 연 500만톤에 달한다. 엑손모빌은 최근 영국·벨기에 설비 매각 관련 자문위원을 선임했고, 리온데바젤은 프랑스·영국·독일·스페인 총 4곳의 설비를 매각키로 했다. 다우는 2027년 독일·영국 자산 일부 폐쇄 계획을 밝혔다.
한국·중국·일본·유럽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종합해 볼 때 연 2000만톤 수준의 에틸렌 감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체 생산의 약 10% 수준이다. 에틸렌 공급 감소는 석유화학 제품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에틸렌과 나프타 가격 차이를 뜻하는 ‘에틸렌 스프레드’의 톤당 가격이 8월 214달러를 기록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5월 톤당 188달러에서 6월 160.5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7월 203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통상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을 톤당 250달러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등 국내 9개 석화 업체의 평균 매출 원가율은 98.6%를 기록했다.
석화 업체는 하반기부터 적자를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2분기 들어 본격화한 중국 석화 업체의 공장 가동률 하락, 한국 석화 업체의 자체 감산 등의 영향으로 에틸렌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거란 전망 때문이다. 여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할 경우 (러시아 원유를 값싸게 받을 수 있어) 한국 석화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업황이 ‘바닥’을 치고 최악에서 벗어났다고 본다”며 “에틸렌 스프레드 상승세가 지속해 톤당 250달러를 넘긴다면 확실한 반등의 청신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