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부과길 열려…시세는 급락 후 바닥다지기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명칭이 가상자산으로 통일됐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이 국회를 통화하면서 비트코인(Bitcoin)과 알트코인(Altcoin) 등 암호화폐(cryptocurrency)가 가상자산(Virtual Asset)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비트코인은 데이터를 체인으로 연결된 여러 개의 블록에 분산 저장해 암호화한 전자거래장부입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암호화라는 뜻의 'crypto'와 통화란 뜻을 가진 'currency'의 합성어인 Cryptocurrency가 널리 사용돼왔습니다. 직역을 하자면 암호통화가 맞겠지만 결제기능에 비밀스런 전화통화란 오해의 소지로 화폐라는 말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피자 한판이 자동차 한 대 값으로 변하는 엄청난 시세 폭등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면서 인식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세계 각국과 기존 금융업계는 비트코인에 시세조작과 폰지사기 혐의를 들이댔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거래소 폐쇄’로 유명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가상증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가짜, 허구라는 뉘앙스가 강했습니다. 비트코인 폭락에 내기를 건 금융기관 수장도 등장했습니다. 실제 이후 비트코인이 폭락하면서 이른 바 ‘시체’로 불리는 손실 투자자들이 양산됐고 일반인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위상이 달리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가상이라는 말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한때 폰지사기로 취급받던 비트코인이 이제 법적으로 금융자산 반열에 올라선 것입니다.

이는 국제사회 기조에 보조를 맞춘 것입니다. 지난해 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비트코인에 대한 용어를 가상자산(Virtual Assets)으로 통일했습니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돈'이라는 개념이 강한 'currency‘를 배제하면서도 자산개념은 인정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사법부가 재판에서 비트코인이 자산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영향도 큽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crypto asset, digital asse 등으로 부르고 있으며, 암호화폐 도입에 적극적인 일본은 암호통화로 명칭을 통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란 말을 선호해온 블록체인업계 입장에서도 일단 환영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도권 편입의 신호탄이라고 해석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앞으로 구체적인 시행령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만 이법 통과를 계기로 건전한 시장환경 조성에 더욱 노력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레이딩뷰 비트코인 월봉차트

세원 확대의 길도 열렸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암호화폐 관련 세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법적 근거도 없이 세금 걷을 일만 생각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습니다. 국세청 과세 통보에 거래소 빗썸이 같은 이유로 ‘부과된 부당과세’라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특금법 통과로 이제 합법적인 과세가 가능해졌습니다.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구체적인안을 담을 방침입니다.

비트코인 시세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월달 어렵게 1만달러를 터치했던 비트코인은 최근 다시 7700달러대로 떨어졌습니다. 역시 1200만원대를 터치했던 원화 비트코인 역시 급락해 현재 950만원대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원금 회복을 기대하는 손실 투자자들도 한숨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점을 깨지 않으면서 지지되는 모습으로 이번에도 상승-조정(상승분 50%)-상승-조정(상승분 50%)의 법칙이 유지될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다우지수와 코스피(아래) 월봉 차트

이번 비트코인 하락에 대해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이 아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더믹 공포로 급락한 글로벌 증시에 동조했다는 이유에 섭니다. 하지만 역사적 고점에서 악재를 맞은 뉴욕 다우지수와 코스피의 하락과는 결이 다른 모습입니다. 일단 시세 추이만 보자면 외부 이슈와 상관없이 최근 상승에 대한 조정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만약 비트가 단기 저점을 확인할 경우 호재성 이슈를 수반한 알트코인의 강한 반등세를 예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아울러 현재 추세상승과 하락을 판단할 수 있는 지점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비트코인 월봉을 보면 3번째 작은 산을 만들면서 수렴의 끝이 다가오는 모습입니다. 상승과 하락의 갈림길에서 5월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안전자산이냐 아니냐는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입니다. 다만 비트코인은 이와 상관없이 자기 갈 길을 묵묵히 가는 모습입니다. 그냥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인 셈입니다. 이제 금융자산이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생겼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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