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가 대중들의 인기 용광로에서 데워지면 감성 폭탄이 된다. 이런 노래는 애간장을 다 태우는 가슴팍을 대변하는 사연을 머금은 절창이다. 사랑과 이별을 모티브로 한 인생의 외나무다리와 오솔길, 때로는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두 손을 마주 잡고 올라선 주인공들의 상황을 묘사하면 더욱 절절해진다. 그러다가 어느 한쪽이 불가피하게 유명을 달리하여, 영원한 이별이 된 사연을 오선지 위에 노랫말로 드러눕히면, 그 노래는 필시 영화로도 환생한다. 1979년 우리나라에 이런 노래, 눈물을 머금은 감흥 다이나마이트가 터졌다. 윤시내가 절창한
미스터트롯 명물 정동원의 알토 색소폰 선율로 을 감상하면 낭창거리는 곡조에 어깨가 들썩거려진다. 이 노래는 한국대중가요 100년사에서 해방이후 유행가의 멜로디 부문 최고 곡이란다. 노랫말 부문은 였다고 하는데, 그 시절로부터 또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대중들의 호불호는 어찌 무르익었을까.민족의 동질성과 이념의 상극성이 충돌과 마찰로 불꽃 튀던 6.25 전쟁 3년 1개월 1,129일은,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휴전협정 서명으로 정지된다. 종전(終戰)이 아니라 휴전(休戰)·정전(停戰)이었다
해마다 7월 칠석(七夕)날이 오면 민족의 의녀(義女) 논개를 추념한다. 지금부터 429년 전이던 1593년 임진왜란 제2차진주성전투에서 승리한 왜군들은 그해 칠석날 진주 촉석루에서 승전 파티를 열었었다. 이때 경상우도병마절도사 최경회의 부인이던 논개는 남편의 남강 투신 순절로 홀로 남은 아낙네가 되었었다. 이에 논개는 기생 복장을 하고서 그 주연장(酒宴場)으로 잠입했다. 남편의 원수를 갚고, 진주성을 노략한 왜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의로운 마음을 가슴 속에 품고서. 그리고 주연에서 거나해진 왜군 장수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남강 변
임영웅의 찬란한 노래 청춘이 빛난다. 인생은 순간의 연속이고, 할 말을 다양하게 머금는 일과성의 길이지만 영원으로 이어지는 예술이다. 오늘 우리가 촘촘하게 얽어가는 시간의 연속은 지난날 목을 길게 뽑아 들고 그토록 고대하던 내일(來日) 이지 않는가. 누구에게나 다가올 미지의 인생은 장밋빛이고, 되돌아보는 지나간 추억과 기억은 회색으로 응어리져 있기가 다반사(茶飯事)임을 그 누가 부인하랴. 2022년 임영웅의 목소리를 타고 세상에 나온 노래가 바로 이런 맥락을 짚은 장엄하고 절묘한 유행가다. 이 노래는 서곡이 묵직하게 저
노래하는 CEO들이여~, 6월의 하늘 아래서 님들의 전우들은 안녕하신가요? 전우(戰友)는 전쟁터의 벗이라, 목숨을 담보로 나라와 부모형제들의 안녕을 함께 지키던 동지들이다. 전우는 전쟁터에서 나의(너의) 생명 울타리이다. 전쟁터에서 적군이 쏜 총알을 네가 먼저 맞으면 내가 살아남고, 내가 그 총알을 먼저 맞으면 네가 산다. 그런 목숨을 담보로 한 내 곁에 있는(있던) 사람이 전우다. 전우는 떠나가도 가슴팍 속에 꼼실거리면서 추억을 머금고 같이 살아간다. 적대적(敵對敵) 상황에서 총질을 하는 전쟁터이건, 언제라도 충돌할 수 있는 상황
6.25 전쟁이 발발 72년, 휴전협정 체결 69년이 되는 6월에 전쟁대중가요가 매달고 있는 사연을 펼친다. 대중가요 유행가도 고향이 있다. 노래 탄생 배경지이거나 모티브 사연을 아물고 있는 곳이 그곳이다. 이런 노래의 대표곡이 제주도를 대표하는 대중가요 유행가 이다. 삼다도(三多島)는 돌·바람·비바리(아가씨)가 많은 제주의 별칭이다. 삼무도(三無島)라고도 한다. 도둑·거지·대문이 없단 말이다. 이 노래는 6.25 전쟁 당시 이곳에 운용된 육군제1훈련소에서 탄생한 전쟁대중가요의 절창이다. 정확한 장소는 대정읍 모슬포,
땅 위를 걸어 다니시던 별, 송해 님께서 하늘의 별로 승천하셨다. 2022년 6월 8일. 95세 생신령(生神靈) 같던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의 별, 그는 5천만 국민 그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통달의 별이었다. 대중예술을 즉흥적인 오락으로 천이할 수도, 오락을 메시지를 머금은 예술로 승화시킬 수도 있었던 스킬풀한 엔터테이너였다. 그는 걸어 다니는 메시지였고, 열려 있는 공감대였다. 대중예술인들 삶의 이정표였고, 푯대였다. 그는 세계 대중예술계의 별이기도 하였다. 2021년 4월 오랜 세월 방송을 진행해 온 공로로 ‘최고령TV음악경연
6월의 따가운 햇살 아래, 동작구 서달산(176m) 아래 민족의 성지 국립서울현충원이 환하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護國)은 나라를 지키는 일이고, 보훈(報勳)은 나라를 지켜낸 공적(功績)이 있는 분들에게 보답해드리는 제도설정과 이를 행하는 일이다. 올해는 6.25 전쟁 발발 72주년, 정전협정체결 69주년이다. 이런 시기에 다시 불러야 할 대중가요 유행가가 (戰線夜曲)이다. 이 노래는 6.25 전쟁 정전협정 기간 중 휴전선 일대에 울려 퍼진 우리 국군들 불멸의 보초가(步哨歌)였으며, 오늘날까지 병영 진중은 물
한국대중가요 100년사에서 서울노래 대표곡은 패티김의 라고 할 수 있다. 이 곡은 제14대 서울시장을 지낸 김현옥(1926~1997)이 작사 작곡가 길옥윤에게 특별 부탁을 해서 만든 노래다. 그는 불도저 시장이라는 별명을 가진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 노래는 대중적 상징조작 곡조인데, 대중문화예술 중 문학·대중가요 등이 이런 경향을 많이 지닌다. 이 노래는 1966년 동아방송에서 녹음으로 먼저 발표되었고, 1969년 음반으로 발매되었다. 그 시절 서울은 노래처럼 화사한 도시가 아닌 회색빛 암울한 거리였다. 이
스승의 은혜를 되새김하는 5월이다. 선생님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네. 이런 노래를 부르던 시절이 엊그제 같다. 21세기 대한민국 젊은이들, MZ세대로 불리는 그들, 독립 개체로서의 꿈과 세대연대(世代聯隊)의 꿈은 무엇일까. 이들은 1980~2000년대에 출생한 세대를 통칭한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성장하면서 모바일에 익숙하고, SNS를 기반으로 하는 유통시장에서 소비의 주체로 우뚝하다. 이들은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지식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 그래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보다는 경
가정의 달 5월이 왔다.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기고 스스로 삶을 각성(覺性)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절기이다. 부모님의 은혜는 큰 강이나 바다와 같다. 그 큰 품을 되새기고 효를 행하는 것은 만 가지 행동의 근본이다. 이는 나라를 향한 충성과 애국과도 연계된다. 그래서 효문(孝門)에 충신(忠臣) 난다는 말도 생겨난 것이다. 온고(溫故)의 고루한 말이지만 효도를 행하는 우리네 삶은 녹록하지 않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라고 했다. 나무가 가만히 있고 싶지만 바람이 쉼 없이 흔들고, 자식들이 효도하려
세월을 따라 만들어지고 불리는 유행가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바람에 풍성거린다. 유행가는 탄생 시대의 사회적인 이성과 대중들의 감성을 얽은 보물인데, 오늘날처럼 리메이크 바람이 일렁거리는 것은 새로운 노래가 탄생하지 않는 희소성의 반증이기도 하다. 2022년 국민가수 경연에서 박창근이 부른 이선희의 가 이런 징조의 상징과 같다. 이 노래의 원곡 가수는 이승재이고, 노래 제목은 김희갑 작사 작곡 였다. 이 노래가 대중들의 인기 온도계를 상승시키지 못하자, 이를 김희갑의 부인 양인자가 개사하여 이선희의
대중가요 유행가는 가수를 먼저 지명하고 작품(노래)을 만드는 경우와 노래를 완성해 두고서 그 작품을 음악 시장에 들고 나설 상인(가수)을 물색하는 방식으로 창작된다. 김연자가 열창하고 대중들이 흥겹게 반응하는 노래 는 전자의 케이스다. 하나의 작품(노래)을 만드는 작사 작곡가는 곡(멜로디)이 먼저이거나 노랫말이 먼저인 경우가 있고, 둘이 사전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하여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노래의 창작 스토리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그해 서초동에 있는 이호섭가요연
바람 소리는 사랑하는 연인이 전 해주는 못다 한 말이다. 비는 그 연인이 흘린 눈물이 응결된 것이다. 사랑이 익으면 별이 되고, 그 별빛은 노랫말이 된다. 이처럼 스스로 바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사는(살아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난날 스스로 바람에 천착(穿鑿)하던 시절이 길었다. 첫 연정을 품었던 단발머리 소녀의 이름이 숲(林)이었기에, 그 숲속의 나뭇가지에 은근히 기대어 머물던 나의 마음은 아랑아랑 황홀했었다. 맹물처럼 덤덤하던 그대는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잔잔한 소리(바람결)를 머금은 채로 머물고 싶었던 숲을 닮은 그 소녀는
주인공 나훈아의 뮤지컬 익스플루션에 사로잡혔다가 공연장 밖으로 나오니 흰 눈이 펑펑~ 올림픽 체조경기장 광장 뜰이 하얗다. 웰컴 2022년 문턱의 축복이었다. ‘대한민국 어게인 2020’에서 ‘어게인 테스형’까지 나훈아와 함께한 이들은 진정으로 최홍기(나훈아 본명)의 팬덤이리라. 나훈아를 가요 황제라고 하면 너무 가볍다. 이 별칭은 젊은 날의 그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1966년 로 데뷔를 하였으니, 56년의 세월 동안 노래하나에 천착을 한 명장이다. 명장(名匠)을 능가하는 명장(明匠)임이 분명하다. 이날의 절창 스무고개 중
봄은 색깔로 온다. 노랑(개나리), 분홍(진달래), 하얀(매화), 연분홍(살구)... 그렇게 순서대로 오다가 또 하얀색으로 이어지는 꽃은 아카시아와 이팝(쌀밥꽃)이다. 그래서 봄노래는 화사하고, 첫 색깔인 개나리를 모티브로 한 노래가 많다. 1950년대 후반, 6.25 전쟁에 매달린 상처는 깊고 따가웠다. 그 시절 풍진세상에 나그네 같던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준 노래가 최숙자가 절창한 다. 베이비붐 세대의 중심 년도 같은 1958년에 발표되어서 ‘58개띠노래’라는 유별난 별명도 있는 꽃노래다. 이 노래 배경지는 개나리
봄이 오는 길목이다. 봄이 화사할수록 지나간 겨울은 깊었음을 누가 부인하랴. 지난겨울은, 그 앞의 겨울로부터 이어져 온 세월의 애로(崖路)였다. 벼랑에 걸린 보건의료 환경 속에서 세기의 역병(疫病)에 대항하며, 견디어 이겨낸 날들이었다. 4~5만 년 전부터 지구를 지배해온 지혜로운 사람,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는 230억여 명이 지구별에 살다가 갔다. 이들의 발자취가 역사의 궤적 인류문화사다. 그 발자취는 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설파한 도전과 응전이었다. 철학자 게오르크 헤겔이 천명한 정반합의 진화였다. 2022
무대 위를 주름잡는 가수 남진의 나이가 궁금하다. 올해 몇 학년 몇 반일까.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을 남기고, 59세로 이승을 등진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 712~770)가 하늘에서 남진을 내려다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시성(詩聖)으로 불린 그는 젊은 날 당나라 방방곡곡을 방랑하였다. 그러다가 나이 30세가 넘어 장안(長安, 산시성 시안시. 당나라 수도)으로 돌아와 벼슬길에 나서려고 했지만 여의치 못하였다. 세월이 무상하게 흘러 나이도 47세쯤 되었다. 그때 장안 동남쪽에 곡강(曲江)이라는 연못이 있었고, 그 못
어릴 적 나 살던 촌마을에 담배 가게 하나가 있었다. 만물·방물을 파는 점방 앞에 머큐럼(소독약, 아까징끼·요드징끼)을 주로 팔던 약포(지산약포)가 있었고, 그 아래 담뱃집에 코흘리개 동갑내기 가시내가 나와 같은 학년이었다. 오랜 세월 잊은 듯 소원(疏遠))하던 그 아이를 생각하게 하는 노래하나가 세상에 나왔었다. 1986년 송창식이 싱어송라이팅 한 다. 노랫말이 사춘기 소년의 마음과 행동을 따라가는 즉흥시 같다. 당시 유행하던 늘어지는 듯한 사랑과 이별 노래와는 다르게 가사를 직설적이고 사실적으로 얽었다. 멜로
국민들이 여의도 양말(養馬)산 자리에 있는 의사당을 지향하는, 북악산 기슭 푸른 지붕을 지향하는 이들을 향하여 스스로의 마음 불덩어리를 던져야 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정치의 바람이 부는 시절이다. 우리나라 18세 이상의 성인들이 향유하는 고유의 권리행사, 4~5년마다 치루는 나라의 거사 투표(投票)다. 투표는 불덩어리를 던지는 행위다. 표(票)라는 글자는 ‘불똥 튈 표’ 자이다. 그러니 선출직에 임하는 자(者)들은 이 불덩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불덩어리를 향하여 마주 선 사람들이다. 정치가이던 정치꾼이던, 예술꾼이던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