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 내년 20% 늘어날 전망
현대그린푸드 등 시니어 제품 확장

식품업계가 고령친화식품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한국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관련 먹거리 수요가 늘어나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944만명, 전체 인구의 18.2%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에는 1000만명을 넘어 고령자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 또한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 시장은 지난 2012년 2조6700억원에서 2020년 4조4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오는 2030년에는 5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을 위한 배달용 케어푸드 ‘그리팅 웰스’를 선보였다. 한국은 내년부터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예정인 만큼 그리팅 웰스는 고령층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택배사를 통해 집으로 보내준다.
현대그린푸드는 요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와 정부기관·대형병원과의 공동 연구를 거쳐 케어푸드 식단을 개발했다. 집에서 정기배송으로 받아 곧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은 42종, 요앙시설에 반조리 형태로 공급되는 식단은 112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지난 7월 현대백화점 중동점 지하 1층 식품관에 '그리팅 스토어' 2호점을 오픈하고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그리팅 버틀러(Butler)'를 선보였다.
그리팅 버틀러 서비스는 개인 식습관 등에 대한 설문과 함께 종합적인 영양 상태를 4종의 전문 측정 기기를 통해 진단한다. 검진 결과를 기반으로 전문 영양사와 일대일 상담을 통해 맞춤형 식단 솔루션을 도출해 낸다.
자체 개발한 AI 영양상담 솔루션 '그리팅X'를 통해 그리팅 스토어 매장 내 상품뿐만 아니라 현대식품관 내 신선·가공식품 5000여 종을 개인 영양 상태에 맞춰 추천해 준다. 맞춤형 식단은 한 끼부터 한달 이상의 장기 식단까지 고객의 니즈에 맞춰 제안한다.
케어푸드는 고령층이나 환자가 먹기 좋게 가공한 식품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17년부터 8년간 축적해온 케어푸드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조리 간편성과 섭취 편의성을 갖춘 B2B 전용 실버푸드 제품을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 식품영양학과와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2019년엔 연화식 특허, 고령친화식품용 제조법 특허 등을 출원했다.
이후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국내 최초로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출시한 뒤로 평소 건강 관리를 위한 저당·저칼로리 식단은 물론 환자용 전문 식단도 운영하고 있다.
풀무원 계열 식자재 유통기업 '풀무원푸드머스'도 시니어 전문 브랜드 '풀스케어'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풀스케어의 연화식 제품 2종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부터 '고령친화 우수식품'에 지정되기도 했다.
고령친화 우수식품은 고령자의 원활한 식사와 영양 보충을 위해 형태와 성분 등을 조정해 가공한 식품을 의미한다. 정부가 식품 안전성과 품질, 편의성 등의 항목을 평가해 지정하는데, 물성과 점도 특성에 따라 1단계(치아 섭취), 2단계(잇몸 섭취), 3단계(혀로 섭취)로 구분된다.
풀무원은 지난해 말 기준 20개의 시니어 제품을 고령친화 우수식품으로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달 25일 푸드케어 브랜드 메디쏠라와 업무 협약 체결 후 병원 및 요양시설 급식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메디쏠라는 전문 의료진을 중심으로 질환별 영양 기준 수립, 맞춤형 식단 개발, 임상 연구 등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CJ프레시웨이는 메디쏠라와 ▲조리 과정 간소화 ▲배식 및 운반 과정 축소 ▲맞춤형 영양 식단 개발 등 서비스의 단계별 효율화 방안을 연구하고 특수 경로에 최적화된 급식사업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CJ프레시웨이는 시니어 특화 케어푸드 브랜드 '헬씨누리'를 통해 노인복지시설, 요양시설, 요양병원 등 B2B 케어푸드 식자재 유통 사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식자재 유통 중심으로 케어푸드 사업을 해왔는데 이번에 메디쏠라와 협업해 케어푸드 급식 서비스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아워홈은 케어푸드를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으로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워홈은 2018년 케어푸드 브랜드 '케어플러스'를 론칭했으며, 현재 케어푸드 제품 수요가 높은 전국 실버타운, 요양∙복지시설을 비롯해 병원, 어린이집 등 B2B 채널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케어플러스 제품은 섭취 편의성, 영양 충족, 소화 및 흡수력, 맛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설계됐다. 현재 케어플러스 제품은 육류, 반찬류, 소스 드레싱류 등 총 22종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5월 엠디웰 아이엔씨의 균형영양식(환자식) 전문 브랜드 '메디웰' 제품을 리뉴얼 출시하며 케어푸드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올해 7월에는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을 통해 고령자 맞춤 영양식 브랜드 '오스트라라이프'를 선보였고, 고령자용 영양조제식품을 출시했다. 매일유업은 향후 환자식뿐만 아니라 일반고객들을 위한 고령친화식 제품 등 케어푸드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케어푸드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