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3.0 호평 쏟아져…알파벳 6% 급등·필리지수 초강세

제미나이 3.0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기술 업종 전반에 열기가 퍼졌다. 특히 AI 산업 경쟁자들이 제미나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에 힘이 실렸다. 사진/구글
제미나이 3.0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기술 업종 전반에 열기가 퍼졌다. 특히 AI 산업 경쟁자들이 제미나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에 힘이 실렸다. 사진/구글

구글의 AI(인공지능) 서비스 제미나이 3.0이 AI 산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상승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크게 올라 국내 증시에도 훈풍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2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2.86포인트(0.44%) 상승한 4만6448.2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2.13포인트(1.55%) 오른 6705.12, 나스닥종합지수는 598.92포인트(2.69%) 급등한 2만2872.01에 장을 끝마쳤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증시에 활기가 돌았다. 휴가철 직전엔 일반적으로 거래가 한산하지만 구글이 불 지핀 AI 낙관론에 투자자들이 곧바로 반응했다.

제미나이 3.0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기술 업종 전반에 열기가 퍼졌다. 특히 AI 산업 경쟁자들이 제미나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에 힘이 실렸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제미나이 3.0을 접한 뒤 "이제 우리가 쫓아가는 입장"이라며 "당분간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 이례적으로 "축하한다"며 제미나이의 성과를 인정하기도 했다.

제미나이 3.0의 성과는 AI 산업 경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이 더 뜨겁다.

그간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AI 툴은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어 GPU의 구매 및 유지, 감가상각 비용이 막대하다는 점이 우려 요소였다.

반면 구글은 자체 개발한 AI 칩 TPU(텐서처리장치)를 중심으로 제미나이 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외부 지출 비용이 크게 감소했다. 주요 AI 서비스의 학습이 어느 정도 끝났다는 점에서 이제 추론에 강점이 있는 TPU가 더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도 있다.

결국 구글은 빅테크 중에서도 유일하게 AI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고 평가받는다. 엔비디아의 GPU에 크게 기대지 않고도 자체 칩으로 오픈AI를 앞지른 만큼 구글이 AI 산업 지형도를 다시 그릴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알파벳의 주가는 이 같은 낙관론에 힘입어 이날도 6.31% 급등했다. 2거래일 간 주가 상승률이 10%에 육박한다. 시가총액도 3조8300억달러를 돌파하며 3조5100억달러의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미국 증시의 시총 3위로 올라섰다.

기술주 전반에 열기가 퍼지면서 엔비디아와 MS도 각각 2.05%와 0.40% 올랐다. 다만 장 초반에는 제미나이의 부상과 맞물려 GPU 중심의 엔비디아와 오픈AI에 대한 익스포저가 큰 MS는 투심이 저조했다.

제미나이의 약진에 힘입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63% 폭등했다. 그중에서도 브로드컴이 11.10% 급등하며 필리 지수 내 시총 순위에서 TSMC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TSMC도 3.48%, ASML은 2.20%, AMD는 5.53%,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7.99% 뛰었다.

브로드컴은 TPU 제조 측면에서 구글의 핵심 협력 업체다. 브로드컴의 강세는 AI 칩 시장 판도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기술주 매수 심리에 힘입어 테슬라는 6.82%, 메타는 3.16% 뛰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국내 증시도 최근 약세장을 딛고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6.36% 하락했는데 상승 랠리의 주역이었던 대형 반도체주들이 AI 거품론에 힘이 빠지면서 조정을 겪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이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0.4%, 6.97% 떨어졌다.

국내 반도체 종목들의 큰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급등한 만큼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기술주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는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 강화, 알파벳을 필두로 한 AI 산업 모멘텀 재확인 등에 힘입어 반도체, AI 인프라 관련주를 중심으로 상승 출발할 것"이라며 "미국 증시 호재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 또한 당국 개입으로 안정화될 경우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외국인 수급이 재차 매수세로 전환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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