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 디저트 다양화로 빙과계 몸살
여름 성수기, 소비 쿠폰 효과 긍정적 전망
빙과계 양축 빙그레·롯데웰푸드 '저당' 공세

사진/연합뉴스

역대급 짧은 장마가 지나가고 긴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 여름 빙과업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말 전 국민에 지급될 민생회복 소비쿠폰도 정체기를 겪고 있는 빙과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가(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빙과업계 매출은 1조4457억원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28.4% 감소했다. 10년 전 2조원을 웃돌던 국내 빙과 시장이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출생 문제로 주 고객층인 어린이 인구가 감소하고, 아이스크림을 대체할 디저트가 점차 다양한 형태로 출시돼 소비자들의 입맛을 돌린 것이 빙과류에 대한 선호도 감소로 이어졌다. 

이처럼 부정적인 시장 환경에도 폭염을 동반한 무더위는 빙과업계에 반가운 계절이다. 롯데웰푸드의 빙과류 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2023년 2분기 빙과 매출은 1854억원, 3분기는 2235억원이다. 2024년에도 2분기는 1965억원, 3분기 2224억원으로 7월부터 9월까지 여름철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승세를 보여왔다.

빙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빙그레도 2024년 2분기 2504억원에서 같은해 3분기 3046억원으로 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봤다. 현재 빙그레는 메로나, 붕어싸만코 등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전체 빙과 시장의 약 42% 비중을 차지한다. 롯데웰푸드는 이보다 조금 못미친 약 39%로 빙그레를 뒤쫓고 있다.  

빙과계 양대산맥인 빙그레와 롯데웰푸드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올해 2분기까지 비우호적인 날씨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3분기부터는 반등을 예상하고 있어서다. 

이에 7월 들어 빙과주 주가도 들썩였다.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주가는 이달 초 대비 8.66%, 8.59% 올랐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는 전 국민 대상 소비쿠폰 지급, 소비자 심리지수 반등, 그리고 폭염에 따른 빙과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며 롯데웰푸드의 실적 턴어라운드 가시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평년 대비 기온이 높아져 빙그레 3분기 빙과 실적 개선 가능성도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올해 빙과 제품 키워드는 식품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저당'이다. 업계에서도 건강을 중시하는 웰니스(웰빙+피트니스, Well-being+Fitness) 트렌드를 따라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하거나, 당을 줄인 아이스크림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에 빙그레는 올해 3월 건강 대신 맛을 택한다는 빙과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꿀 브랜드를 선보였다. 빙그레가 출시한 저당 아이스크림 브랜드 딥앤로우는 설탕 대신 알룰로스로 단맛을 낸 상품이다. 첫 출시부터 긍정을 넘어 초월적인 낙관론을 뜻하는 '원영적 사고'로 1020세대로부터 인기를 끈 장원영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 웰니스 이미지 구축에 초강수를 뒀다.

롯데웰푸드도 4월 식물성 디저트 브랜드 조이(Joee)의 빙과류 제품군을 추가 출시했다. 조이는 식물성 원료를 100% 사용하는 것이 원칙으로 젤리, 제과 출시에 이어 올해는 빙과류까지 확대했다. 원유 대신 과일 퓨레, 견과류 페이스트 등으로 부드러운 질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비건 시장이 발달한 미국 진출도 바라보고 있다. 

여름철 빙과 성수기, 정부 주도의 소비 진작 정책부터 수출 확대까지 겹치면 부진했던 2분기 실적을 넘어 3분기는 전망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빙그레는 메로나로 미국 시장에서 국내 빙과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고, 롯데웰푸드는 이미 호주, 베트남 등지에 앞서 언급한 비건 아이스크림 조이를 내세워 초기 진입을 마친 상태다. 

실제로 빙그레의 4년간 빙과 수출액은 2020년 711억원에서 2024년 1540억원으로 두 배 가량 뛰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1분기 현지 빙과 법인 매출은 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34.4%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며 "대체당을 사용해도 맛을 유지하는 제조 기술로 무한한 디저트 시장에서 빙과류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지속되는 무더위와 이 기간 사용될 소비쿠폰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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