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생산·수출은 감소, 수요는 증가…글로벌 철강 가격 안정세
산업 구조조정에 감산 조치 지속…국내 시장 반덤핑 관세로 가격 방어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던 철강업계에 모처럼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수치가 나왔다. 중국의 철강 감산과 경기 부양책 효과로 국내 철강 가격 상승을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따.
24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계의 올해 6월 조강 생산량은 8320만 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3.6%, 전년 대비 9.5% 줄어든 수치며, 5월에 이어 연중 최대 감소폭이다.
이와 함께 철강재 수출량은 968만 톤으로 전월 대비 8.5% 감소했고, 3월 이후 최저치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내수 시장에서 공급량을 감당하지 못했던 중국의 저가 물량 밀어내기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이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최근 수치가 긍정적인 건 수요량 증가세도 함께 나타났기 때문이다. 6월 중국의 신규 착공면적은 7181만 ㎡로, 전년 대비 9.5% 감소했으나 전월 대비 34.3% 증가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은 "기저효과에 따른 단기 반등 성격이 강하다"면서도 "정부의 대출 확대와 특수채권 발행 등 부양책 강화에 따른 디벨로터의 단기적 자금 흐름 개선과 계절적 성수기 진입, 신재생에너지와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 확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iM증권에 따르면 감산에도 흑자를 기록한 중국 철강사 비중은 60.2%로 전주 59.8% 대비 소폭 오르며 시장 수급상황이 개선됐음을 보여줬다.
글로벌 철강 가격이 나란히 안정세를 보인 점도 기대를 가지게 한다. iM증권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기준 중국 열연 내수 가격은 3344위안으로 전주 대비 1.5% 올랐으며, 철근 내수 가격은 0.3% 인상됐다.
반면 2.5% 하락한 북미 지역을 제외하면 국내 수입 열연 가격은 톤당 71만원, 베트남은 480달러로 전주와 같으며, 유럽은 641달러로 0.4% 오르는 데 그쳤다.
중국 감산 조치는 계속 이어진다. 이달 18일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0개 중점 산업에 대해 안정적 성장 계획 발표를 예고하면서 “구조 조정과 공급 최적화, 노후 생산능력 폐지에 중점”을 둘 것이라 밝혔다. 여기에는 철강과 함께 석유화학, 비철금속, 건축자재, 기계, 자동차, 경공업, 방직, 전기, 석탄 등이 포함된다.
또 이달 말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탄소배출 목표와 연계된 생산량 통제 정책이 발표될 예정이며, 이는 10월 ‘15차 5개년 계획’으로 이어진다.
이런 기존에 따라 중국 일부 지역에서의 강제 감산 조치가 확산될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7월 당진시 철강업체들에 10일 감산 조치를 명령했으며, 8월 이에 따른 수치를 확인한 후 허베이성에까지 추가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내 철강 업계는 후판에 이어 열연강판에까지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방어와 수익성 제고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정부는 올해 3월부터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대해 21.62%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 중이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6월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대해서도 5년 간 21.62%의 관세 부과를 건의한 상태다. 열연강판 또한 비슷한 수준에서 부과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량은 약 140만 톤으로, 후판 44만 톤의 3배가 넘는다.
메리츠증권은 "(중국의)높은 미분양 재고와 구조적인 수요 회복 지연을 고려할 때 수요 측면에서의 기대감은 아직 시기상조이다"며 "7월 말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언급될 탄소배출 목표와 연계된 생산량 통제 정책이 중요하며, 장기적으로는 10월에 발표될 '15차 5개년 계획'에서 중국 정부가 올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낙후 및 과잉 생산설비 해소 기조가 구체적인 감산 목표로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