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주총, 자본준비금 감액·비상근임원 퇴직금 지급 요건 마련
3세 윤인상 등 수혜, 오너일가 현금 유입…휴온스글로벌 배당 중요

사진/휴온스글로벌
사진/휴온스글로벌

휴온스그룹 자회사 팬젠이 비상근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규정을 마련해 그룹의 승계 작업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젠은 주주총회소집공고를 공시하고 이달 26일 개최한다. 주총에서는 이사와 감사 선임 외 자본준비금 감소 의안이 상정된다. 상법상 자본준비금은 회계에서는 주식발행초과금, 감자차익 등의 자본잉여금으로 표현되는데 상반기 기준 팬젠의 주식발행초과금은 697억7639만원이다. 이번  주총에서 596억원을 감액해, 101억7639만원으로 감소한다. 팬젠은 "자본준비금을 감액하고 이를 결손금 보전을 위해 이익잉여금이로 전입하여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제원 등으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식발행초과금은 결손금 483억원을 메우는 데에 사용돼 재무구조 안정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팬젠은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매출은 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늘었고, 영업이익도 1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에리트로이에틴(EPO)이 매출을 견인했으며, CDMO(위탁개발생산) 수주를 통해 본업을 개선 중이다. 다만 판관비를 줄인 영향도 적지 않다. 팬젠은 전반기 대비 판관비를 3억원가량 감축했고, 상반기 연구개발비용 역시 7억3065억원으로 2023년 20억원, 2024년 33억원 대비 점차 줄고 있는 모습이다.

비용 절감 기조는 이번 주총에서 임직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건으로도 이어진다. 개정 전 정관은 상근임원에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때 임원은 등기임원 및 집행임원으로서 상근임원의 직을 수행하는 자로 명시돼 있다. 개정안에서는 임원 규정 중 상근임원이 삭제돼 비상근임원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향후 비상근임원이 퇴직할 시에도 퇴직금 지급이 가능해졌다.  휴온스는 "임직원 퇴직금 규정은 2014년부터 있었으며, 이번 개정을 통해 기존 상근 임원에서 비상근임원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팬젠은 현재 전체 임원 16명 중 비상근임원이 7명으로, 모회사 또는 타 자회사보다 비상근임원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휴온스는  "대부분 주요 전략적 투자기관 최대주주사 임원들이기 때문에 비상근임원으로 등재했다"고 설명했다.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과 장남인 윤인상 휴온스글로벌·휴온스 부사장 등도 기타비상무이사,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임기는 대부분 2027년까지로 이번 정관 변경은 퇴직금 지급 명분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조치로 해석된다.

비상근임원을 축소함으로써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상반기 기준 팬젠의 등기이사 보수총액은 1억4869억원으로 판관비 17억5500만원의 8.4%를 차지한다. 오너일가로서는 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 지난 7월 윤인상 부사장의 승진으로 그룹의 오너3세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직은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의 윤성태 회장 지분이 42.84%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윤인상 부사장 지분율은 4.63%로, 지배력 확장을 위해서는 추가로 지분을 증여 받거나 매입해야 한다. 일례로 지난 2월 윤성태 회장은 휴온스글로벌 보유주식 6만 주를 장외매도하고, 윤인상 부사장이 장외매수하는 형태로 증여가 이뤄졌다. 이어 4월에는 윤성태 회장이 휴온스 주식 4만2000주를 윤인상 부사장에게 증여했다.

승계 작업과 맞물려 배당정책도 중요하다. 윤성태 회장은 지난 2023년 3개년(2023년~2025년) 간 주당배당금을 직전 사업연도 배당금 대비 최소 0%에서 30%로 상향하고, 반기배당·결산배당을 연 2회 배당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최근 배당은 윤인상 부사장이 지분을 보유한 휴온스글로벌·휴온스를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다. 휴메딕스는 올해 주당 150원 중간배당을 실시했는데 지난해 중간배당 주당 300원 대비 절반가량 줄었고, 휴엠앤씨는 3년째 무배당 상태다.

따라서 휴온스글로벌의 배당여력 확보가 중요하다. 2023년 기준 윤인상 부사장은 휴온스글로벌 주식을 52만4594주 보유해, 당시 당 현금배당금 525원을 적용할 시 배당금 수익 2억7514만원을 거둬 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배당 정책은 단순한 주주환원 정책을 넘어 오너일가로의 현금 유입 통로로 기능하고 있으며, 경영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은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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