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가 제작한 우주발사체로 위성 띄우기 성공
HD현대중공업 발사대·KAI는 차세대 중형위성 만들어
7회차 예산도 확보 나서…2028년까지 매년 1회 발사

27일 오전 1시 13분 발사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4차 시험발사가 탑재된 13기 위성을 모두 궤도에 올리며 성공을 거뒀다. 한국형 발사체가 연속 성공 기록을 이어간 것은 물론, 민간이 주도한 첫 체계적 발사 운용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정부와 국가기관이 주도하는 ‘올드 스페이스’에서 민간 기업이 이끄는 ‘뉴스페이스’ 우주 산업으로 옮겨가는 전환점이란 평가가 나온다.
◆ 해외·국가 의존 벗어나 한화·KAI·HD현대 핵심 역할
이번 4차 발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민간 기업이 발사 전 과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한국 발사체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2013년 ‘나로호’는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이 필요했고, 한국이 주도한 누리호 1차 발사(2021년) 및 2차 발사(2022년)에도 민간기업의 자리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4차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HD현대중공업이 주도했다. 3차 발사부터 참여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차 발사에서 항우연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제작 총괄 관리는 물론, 발사 운용까지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체계종합기업’으로 활약했다. 누리호에 탑재되는 6기의 엔진 등 발사체 제작‧조립‧참여 업체관리를 담당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누리호 핵심 과제였던 ‘차세대중형위성’의 제작·개발을 맡았다. 1단 탱크 제작과 총조립 역할도 수행했다. 국내 기술로 제작된 중형위성이 누리호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D현대중공업은 발사대 지상설비, 추진제 공급, 발사관제 시스템 등 발사대 전 분야를 자체 기술로 설계·제작·운용했다.
이외에도 누리호 4차 발사에 탑제된 13개 위성 중 6개의 큐브위성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서 제작했다.

◆“매년 1회 이상 누리호 우주로”…뉴스페이스 시대 활짝
정부는 누리호를 2027년까지 두 차례 추가 발사하고, 이어 2028년 7차 발사 예산(50억원)을 이미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우주에서 민간 기업들이 기술‧제품을 검증할 기회가 대폭 넓어지는 것이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이날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 이후 “8차 발사 이후부터는 매년 한 차례 이상 누리호를 정례적으로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청은 향후 누리호 발사에 민간 참여를 더욱 확대해 발사 수요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누리호 체계를 중심으로 한 민간동맹이 자리 잡는 가운데, 소형 발사체와 위성 서비스 분야에서도 새로운 민간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2023년 브라질 알칸타라에서 ‘한빛-TLV’ 발사에 성공하며 한국 최초의 민간 발사체 시험발사 성공 기록을 가져갔다. 고체 연료와 액체 연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바탕으로 상업 발사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유인우주 비행을 목표로 하는 우나스텔라는 2025년 국내에서 자체 제작 발사체 ‘우나익스프레스’의 비행에 성공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스페이스X’에서도 시도 중인 재사용이 가능한 발사체 실물 ‘블루웨일’ 실물을 지난달 공개했다.
위성 분야에서는 텔레픽스가 스페이스X 발사체에 큐브위성을 실어 올려 가자지구 피해 분석, 태국·미국 산불 지형 변화 측정 등 정밀 관측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