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틸·특수강·제강 별개 사업…이태성·주성 계열분리 가능성 여전

세아그룹이 항공방산과 해상풍력에 이어 자동차 부품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한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면서 신시장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공급망을 연결해 계열사간 시너지를 살리기 보다는 독립된 수익구조를 보임에 따라 계열분리에 대한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25일 세아그룹에 따르면 세아특수강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세아메탈을 흡수합병하면서 이강현 세아특수강 경영지원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새로 선임한다. 임기 시작일은 오는 2월 1일이다.
세아특수강은 세아메탈을 흡수합병함으로써 각각 탄소합금강 소재와 STS 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두 회사 모두 특수강 소재 후가공 사업이라는 공통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세아특수강은 부품 가공과 조립까지 생산라인 통합함으로써 자동차 부품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라 밝혀, 앞서 시장 규모가 작은 스테인리스 와이어 사업에 이어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이는 세아베스틸의 자동차부품 사업 생산라인 정리와 맞물려 있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세아베스틸의 매출 중 ‘자동차 엔진부품 및 조향장치’ 부문 비중은 0.8%다.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형단조품 생산공장 가동률은 64.8%를 보이고 있다.
세아베스틸의 특수강봉강 사업에도 각종 자동차 부품이 포함돼 있지만, 여기에는 선박용품, 산업기계, 공작기계, 방산부품, 조선용 엔진부품, 발전소 등 타산업을 대상으로 한 제품들도 생산하고 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세아베스틸의 매출에서 자동차 부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아특수강과 세아메탈 합병은 두 개 법인으로 운영되던 구조를 하나로 합하면서 시너지를 제고한다는 차원에서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아특수강을 변화까지 더해 세아그룹의 신사업은 세아베스틸지주의 항공방산 신소재, 세아제강의 해상풍력까지 세 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2019년 760억원을 들여 알코닉코리아를 인수했고, 이후 세아항공방산소재로 사명을 변경했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방산과 항공에 주로 사용하는 7000계열 알루미늄(Al-Zn 합금)을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아베스틸지주는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과 함께 특수강, 스테인리스스틸(STS)에 이어 알루미늄 소재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금속 소재 전문업체'로의 입지를 갖췄다.
다른 한편에서 세아제강은 2020년 ㈜신텍 순천공장 부지를 125억원에 인수함과 동시에 자켓(Jacket)용 핀파일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했다. 이에 따른 생산량은 기존 3만 톤에서 7만 2000톤으로 증가한다.
이어 세아제강은 영국에 '세아윈드'를 설립하며 추진한는 해상풍력 사업을 한층 확대했다. 해상풍력 발전 시공 방법에는 세아윈드가 가지고 있는 모노파일과 순천공장 부지를 활용한 자케 방식이 있다. 모노파일은 바다 바닥에 강철로 만든 단일한 기둥을 사용해 터빈을 지지하게 하는 방식으로, 수심이 일정 수준까지 얕은 해상에서 사용한다. 반면 자켓 방식은 기둥이 일반적으로 모노파일보다 더 굵고 견고한 강철 구조물이며, 그렇기에 자켓은 모노파일보다 더 깊은 수심 또는 더 크고 무거운 해상풍력 발전 시설에 사용된다.
이번 세아특수강의 변화로 세아베스틸의 봉강, 세아제강의 강관과 판재로 나뉘어졌던 사업 포트폴리오 분리가 전방산업에 따라 더욱 분리되는 추세다. 봉강은 건설기계, 강관은 건축자재, 판재는 가전용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아그룹에 제기되는 계열분리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사업적 연관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지분구조도 언제든 정리할 수 있는 상태다.
세아그룹 지배구조는 세아홀딩스에서 세아베스틸지주,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특수강으로 이어지는 한 축과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으로 이어지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다. 세아홀딩스는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 사장이 35.12%, 세아제강지주는 이주성 세아제강 지주 대표 사장이 21.63%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계열분리에 있어 문제가 되는 지분은 이주성 사장 측이 가지고 있는 세아홀딩스 지분이다. 이주성 사장은 세아홀딩스 지분 17.95%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이주성 사장의 부친인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도 8.66%를 보유 중이다. 해당 지분 가치는 26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1100억원에 이른다.
이태성 사장 또한 세아제강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난 2017년과 2020년 세아제강 주식을 이순형 회장과 이주성 사장의 개인회사인 에이팩인베스터스에 양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주성 사장 또한 마찬가지 방식으로 세아홀딩스 지분을 정리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세아그룹은 현재로서는 계열분리보다 '세아'라는 브랜드 아래 철강소재 전문기업 이미지를 공유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이번 세아특수강의 변화는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와의 합병이기에 그룹 구조 자체가 크게 변하는 게 아닌 소규모 합병으로, 시장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에 그런 부분에 대한 대응력 차원에서 진행했다"며 "친환경, 전동화 등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의 민첩한 대응력과 공급 역량을 갖추면서, 특수강 소재와 부품가공 사업 시너지를 기반으로 ‘Total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