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어프레미아·이스타·에어인천 입찰…내달 선정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격납고 등 주요 자산이 매각 대상에서 빠져 무산될 가능성이 벌써 흘러 나오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오는 25일 본입찰을 시행한다. 이어 이르면 다음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올해 상반기 내로 인수전을 매듭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이 총 4곳의 LCC(저비용 항공사)가 예비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예비입찰에는 불참했지만 본입찰 참여를 예고했던 에어로케이는 포기했다.

이중 에어프레미아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파빌리온PE와 손잡고 가장 먼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에어인천을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협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은 MBK파트너스와 함께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모회사인 AK그룹이 사모펀드의 출자를 받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해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에는 격납고와 지상조업 서비스가 빠졌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매각가를 5000억~7000억원 사이로 추정하고 있지만, 격납고 등 주요자산이 제외되면서 실제 매각가는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 화물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 상황인데, 격납고와 지상조업 서비스가 빠지면 정말 ‘앙꼬 없는 찐빵’”이라며 “실제 매각 조건에 이 두 가지가 빠졌다면 지금 나온 매각가에서 가치가 훨씬 낮아지는 게 맞고,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두 가지가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격납고와 지상조업 서비스를 모두 대한항공이 가져가버리면 경쟁 자체가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격납고는 항공기를 보관·유지 보수하기 위해 사용되는 건물로 국내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보유하고 있다. 격납고를 통해 항공기 유지 관리가 용이하고 악천후로부터 항공기를 보호하는 등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기에 항공사 경쟁력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격납고 하나를 설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만 100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상조업 서비스는 항공기의 이동·청소 등을 돕는 지상조업장비를 비롯해 항공기 지상 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이 여기에 달려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격납고 비용도 비용이지만, 설치하려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공항공사와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했다.

2022년 화물기를 도입해 화물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2대의 화물기를 운용하고 있으나 아직 격납고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대여를 허가해줘야만 격납고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이같은 조건에 불복해 본입찰에서 참여자들이 모두 인수를 거부한다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넘어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참여기업들이 전부 인수를 거부하면 EC(유럽연합 경쟁당국)의 조건부승인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격납고와 지상조업 서비스가 제외된 채로 인수 시 이를 보완할 대책이 마련돼 있느냐는 질문에 제주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은 “아직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답했다.

이외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화물기 대부분이 30년 이상의 노후화된 기체이고 매출에 벨리카고(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방식) 수익이 포함됐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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