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4, 中 업체 대거 참여…AI 가전 대거 전시
해답은 보안?…中 스마트홈 안정성 ‘부족’ 지속 거론

중국 하이센스 AI 반려로봇 '할리'. 사진/연합뉴스
중국 하이센스 AI 반려로봇 '할리'.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가전 시대의 포문을 연 국내 가전업체들이 여전히 업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AI 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 가전업체들이 IFA 2024에서 혁신 제품을 대거 전시하며 뒤를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서 6일(현지시간)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참여한 1800개의 기업 중 1300여개가 중국 업체로 총 참여 업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이같이 중국 업체들이 AI를 탑재한 가전제품을 대거 내놓은데는 중국 정부의 AI 굴기가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차세대 AI 발전 계획’을 수립하며 2030년까지 AI 핵심 산업 규모를 1조위안(약 190조)로 키우고 관련 산업 규모를 10조위안(약 190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2035년까지 중국의 AI 핵심산업 규모를 1조7300억위안(약 329조원)까지 키워 글로벌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실제로 중국은 AI 개발 분야에서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즈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중국의 AI 핵심산업 규모는 5000억위안(약 95조원)을 돌파했으며 관련 기업 수만 해도 4300개를 넘어섰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이번 IFA 2024에서 국내 기업과 마찬가지로 TV, 로봇, 스마트홈 등에 AI를 탑재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중국 TV 업체 창홍은 자체 LLM(대규모언어모델)인 ‘원판’을 적용한 첫 AI TV를 공개했다. 창홍은 자체 LLM 탑재로 TV가 AI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음석 인식 등 보이스로 제품을 연결하는 기능을 향상시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이얼은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처럼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홈 플랫폼 hOn(혼)을 소개했다. AI와 IoT 기술이 더해짐에 따라 hOn을 통해 하이얼과 산하 브랜드 가전 라인업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하이얼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후버, 일본 산요, 이탈리아 캔디 등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면서 630만명 수준의 hOn 앱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센스는 삼성전자의 볼리, LG전자의 Q9(코드명)과 흡사한 AI 반려로봇 ‘할리’를 선보였다. 할리에는 오픈AI의 챗GPT4o가 채용됐으며 AI 홈 허브 기능을 없지만 일부 가전을 연결할 수 있다. 또 할리는 사용자의 건강상태에 맞는 레시피를 추천해줬으며 추천받은 레시피는 오븐에 보내 요리도 가능하다.

중국 기업들이 IFA 2024에서 국내 제품과 유사한 AI 가전을 공격적으로 전시하며 턱끝까지 쫒아오자 국내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과거처럼 가격으로만 경쟁하지 않는다”며 “어떤 부분은 LG전자보다 앞서나가고 있고 AI홈 역시 중국 브랜드들이 다양한 형태로 시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쟁사를 지켜보며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참고하고 가야 한다”며 “고객 관점에서 맞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에 관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AI 기술력이 국내 기업을 많이 따라왔지만, 스마트홈의 필수요소인 보안에는 뒤처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보안 측면을 더욱 강화한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IFA 2024 보안을 테마로 한 전시존을 마련하고 기기 간 안전한 연결을 지원하는 ‘삼성 녹스 매트릭스’와 사용자의 중요한 정보를 보호하는 ‘삼성 녹스 볼트’를 소개한다. 또 외부인의 임의 접속을 감지하면 즉시 차단해 스마트싱스의 보안 수준을 높여주는 ‘리셋 보호’ 기술을 선보인다.

LG전자는 AI 홈 허브이자 핵심 디바이스인 ‘LG 씽큐 온’에 자체 데이터 보안시스템 ‘LG 쉴드’를 적용해 고객 정보를 보호한다. LG쉴드는 제품과 데이터를 안전한 상태로 보호하는 LG전자의 보안 시스템으로 주요 데이터를 암호화한 후 분리된 공간에 저장하고 외부에서 작동 코드를 해킹하거나 변조하지 못하도록 보호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IFA 2024 기자간담회에서 “무엇보다 연결된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보안이 최우선이고 그 부분에서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술에 대한 소비자 눈높이가 매우 높지만, 아직 제품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다. 삼성의 AI 기술은 아직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AI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보안’과 ‘자연어 인식’을 우선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되면 소비자 눈높이의 60~7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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