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이달부터 인사 발표 전망
신유열 롯데 전무 승진 여부 관심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유통업계의 인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롯데 등 주요 3사의 임원 인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롯데, 현대백화점 등 유통 3사가 빠르면 이달부터 정기 임원 인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선 신세계는 지난해의 경우 9월에 임원 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대표이사의 약 40%를 교체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수익성 악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빨간불이 켜지며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선 것이다. 현재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그룹 내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은 한채양 대표가, 신세계백화점은 박주형 대표가 이끌고 있다.
당초 신세계는 지난달 정기임원 인사를 낼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룹 차원의 수시인사와 계열사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연이은 인적 쇄신에 나서며 미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용진 회장 취임 후 첫 인사라는 측면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부터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경영전략실 개편 후 지속적으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신상필벌에 따른 인사를 공언했다.
올해 신세계 일부 계열사는 수장 교체와 더불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4월 그룹 재무 건전성을 고려해 신세계건설 대표를 교체한 데 이어 지난 6월엔 지마켓과, SSG닷컴의 CEO들을 새로 임명했다. SSG닷컴 신임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과 최훈학 SSG닷컴 영업본부장을 각각 임명했다. 두 계열사의 희망퇴직 러시도 이어졌다. G마켓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근속 2년 이상 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SSG닷컴도 지난 7월 법인 설립 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SSG닷컴은 비용절감 차원으로 본사도 이전한다. 내년 2월 서울 강남에서 영등포로 사옥을 옮긴다.
지난해 대대적인 인사 교체를 단행한 만큼 올해는 임원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측은 "정기 임원 인사와 관련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통상 매년 11월 마지막 주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지난해에는 신동빈 회장의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 등으로 12월 초에 이뤄졌다. 다만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임원인사를 발표할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임원 인사 평가를 앞당겨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2018년 이후 6년만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올 상반기 롯데쇼핑의 매출액은 6조 94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감소했다.
롯데면세점은 임원 임금을 삭감하고 대규모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면세점과 이커머스 사업부인 롯데온도 부진한 실적을 이유로 지난 6월과 8월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또 롯데지주 임원들은 주 6일제 근무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 경영에 돌입한 만큼 쇄신에 방점을 찍은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가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을 교체한 만큼 올해 인사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의 승진 여부와 관련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전무는 2020년 롯데 계열사 입사후 2022년 1월 상무보, 같은 해 12월 상무, 지난해 12월 전무로 승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다음달 중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정기인사에서 백화점, 홈쇼핑 등 계열사 대표를 모두 교체한 만큼 올해는 안정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인사에서도 조직 안정을 중시하는 정지선 회장의 기조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설립하고 장호진 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주요 계열사인 백화점·홈쇼핑 대표가 김형종·임대규 대표에서 각각 정지영·한광영 대표로 바뀌었다.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가 통상 4년가량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