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시스템·현대로템·LIG넥스원·KAI 상반기만 9111억
3분기도 현대로템 1374억·KAI 763억·시스템 570억 기록 경신

글로벌 정세 불안에 따른 해외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국내 방산 5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현대로템·KAI·LIG넥스원)가 잇따라 분기 실적을 갈아 치우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들 방산 5사는 올 상반기 합산 9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K-방산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2조 영업이익’ 가능성은 커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재작년 폴란드에서 8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따내면서 올해 영업이익만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분기 358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실적 상승은 폴란드에 수출하는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등이 견인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K9 자주포 6문, 다연장로켓 천무 18문을 폴란드에 인도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더 많은 양의 납품이 진행된다.
현대로템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374억원으로 1977년 창사 이래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234% 증가한 것으로, 기존 최대인 직전 분기(1128억원) 기록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현대로템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방산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로템은 재작년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1차 수출 계약을 맺었다. 총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다. 첫해 10대, 이듬해 18대를 인도했고, 올해는 연말까지 총 56대를 납품할 예정이다. 인도 물량이 늘면서 올 들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다목적 전투기 ‘FA-50′을 재작년 폴란드와 48대, 지난해 말레이시아와 18대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물량이 올해 실적에 반영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2926억원으로 전년(2475억원) 대비 18%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 3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9072억원, 영업이익 763억원, 당기순이익 679억원을 달성하면서 1~2분기 호실적에 이어 3개분기 연속 순항했다.
LIG넥스원의 경우 재작년부터 3년 연속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국과 총 10조원 규모의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분기 영업이익 491억원, 매출 60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2.2%, 10.8% 성장했다. 함정용 전자전장비 양산과 체계개발 사업 등 항공·전자전 분야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313억원 늘었다. 또 차기 국지방공 레이다, 함정용 소나 등 감시정찰(ISR) 분야 매출이 274억원 증가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392억원, 영업이익 570억원, 당기순이익 8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영업이익은 44% 증가한 수치다. 방산 부문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 수출을 비롯, 폴란드 K2 사격통제시스템 및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4차 양산 등 대형 사업들이 실적을 견인했다.
방산 5사의 실적 우상향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내년에도 인도할 물량이 한참 남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부터 호주·이집트에 K9 자주포를 인도한다. 지난해 말 호주에서 수주한 총 3조2000억원 규모의 레드백 장갑차 129대 역시 2026년부터 생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와는 K9 자주포·천무 등 총 5조6000억원 규모의 2차 계약도 맺은 상태다.
현대로템 역시 K2 전차 2차 계약분을 폴란드와 협상 중이다. 재작년 1000대 기본 계약을 맺고 이에 따른 1차 실행 계약(180대)을 맺은 데 이어 2차 실행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루마니아에서도 신규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루마니아는 300대에 달하는 전차 도입을 추진 중에 있는데 K2 전차의 가격과 납기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수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