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에 이어 탄핵정국이라는 복합 위기를 직면한 국내 재계가 내년 사업계획 점검 회의를 연이어 개최하며 비상 대응 태세를 강화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친 국내 기업들은 내년 사업·투자계획과 자금 조달 방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계속해서 개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이 각각 회의를 주재한다.
최근 연말 인사를 마무리한 SK그룹도 연초부터 추진해온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과 운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건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다음주 해외 권역본부장회의를 열어 글로벌을 포함한 권역별 사업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은 상·하반기 한 차례씩 미주와 유럽, 인도 등 해외 권역별 본부장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회의를 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핵심 경영진들이 모두 참여해 국내 상황 뿐만 아니라 환율, 해외 정책 등이 그룹 사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분기에 1번씩 사장단 협의회를 여는 LG그룹은 조만간 구광모 LG그룹 회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 확보와 성장 기반 구축 방안을 모색한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9월 사장단 워크숍에서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내년 1월 상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을 열고 새해 사업계획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된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이번 회의는 주력 업종인 화학, 유통 등의 부진 타개와 지속 성장 방안을 숙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1년 만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 성장실장의 경영 보폭에도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