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데이터센터 2곳 취소에 미국증시 기술주 급락
한국도 동조…SK하이닉스 등 반도체·전력주 흔들

MS발(發) 'AI 공급 과잉론'이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비롯한 전력주들이 급락하는 등 그간 AI 테마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던 종목들이 휘청이고 있다. 사진/pixabay
MS발(發) 'AI 공급 과잉론'이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비롯한 전력주들이 급락하는 등 그간 AI 테마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던 종목들이 휘청이고 있다. 사진/pixabay

마이크로소프트(MS)가 2개 데이터센터에 대한 임대계약을 취소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간밤 뉴욕증시에서 AI(인공지능)와 에너지주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들이 급락했다. MS발(發) 'AI 공급 과잉론'이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비롯한 전력주들이 급락하는 등 그간 AI 테마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던 종목들이 휘청이고 있다.

2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전세계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3.09% 하락했다. 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 주가는 4.91%,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는 3.32% 떨어졌다. 이외에도 AMD(-2.46%), 인텔(-2.41%), 퀄컴(-2.62%) 등의 낙폭이 두드러지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59% 고꾸라졌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중심 기술주들의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MS가 최소 두 곳의 민간 데이터센터 운영자와 수백 메가와트 규모의 임대계약을 해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S 주가 역시 이날 1.03% 떨어졌다.

MS 측은 이 부분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지 않았으나 전략적인 차원에서 일부 지역의 인프라 투자 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는 점이 내년 이후의 투자 축소 가능성을 수면 위로 부상시켰다.

그간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른 기대감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자랑했던 비스트라(-5.11%), GE 버노바(-3.65%), 콘스텔레이션 에너지(-5.88%) 등 전력·에너주들이 급락했다. 지난해 주가가 340% 이상 뛰면서 S&P500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던 '방산 AI'를 대표하는 팔란티어 주가는 이날 10.53% 더 떨어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나 이번 사태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AI 밸류체인주들이 그간 랠리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호재보다는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일단 현시점에서 주가 반전의 일차적인 관문은 빅테크의 AI 투자 수요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오는 27일 엔비디아 컨퍼런스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증시 기술주 쇼크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증시도 그간 AI 테마에 올라 큰 폭으로 상승했던 반도체, 전력주들이 추락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 7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각각 2.54%, 0.99% 약세를 기록 중이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SK하이닉스는 그간 엔비디아와 커플링 돼 AI 수혜주로 꾸준히 시장의 관심을 받아왔다. 한미반도체는 HBM용 TC본더 공급업체로 SK하이닉스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 자연스레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에 그동안 크게 올랐던 LS일렉트릭(-3.02%), HD현대일렉트릭(-2.55%), 일진전기(-2.02%), 효성중공업(-0.55%) 등 전력주들도 흔들리고 있다.

다만 이번 MS의 데이터센터 취소 논란을 AI 설비투자 축소와 연결 짓기에는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딥시크(DeepSeek) 논란에도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 요청은 이어지고 있고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북미 유틸리티, 전력인프라, 발전설비 기자재 회사가 단 한 곳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웨스트 에너지 컴퍼니(WEC Energy)는 2월 초 컨퍼런스콜에서 MS의 위스콘신 동남부 지역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며 "총 3단계(33억달러) 프로젝트로 2단계가 설계 검토 과정에서 잠시 중단됐지만 재개됐고 3단계 설계 역시 검토 중이라고 하면서 MS 프로젝트 진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언급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딥시크에 이어 MS로부터 시작된 우려로 변압기 회사들의 2025년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HD현대일렉트릭 18배, 일진전기 17배, 효성중공업(중공업 부문만) 16배, 산일전기 19배로 업종 평균(23배)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발생했다"며 "변압기 외에도 배전반, 원자로, 가스터빈도 증가하는 전력 수요, 교체 수요, 재생에너지 연계, 자연재해 등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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