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공장 보유한 세아그룹…고부가가치 쇄빙선 발주 가능성

한화오션이 건조한 쇄빙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쇄빙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사진/한화오션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 논의를 시작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 기준 조선업종 종목 주가는 전일 대비 2.56%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한화엔진이 14.77%, 오리엔탈정공 9.11%, HD현대마린엔진 7.31%, 한화오션 5.24%, 한국카본 4.83% 등이 크게 올랐다.

또 철강업종도 0.82% 오른 가운데 동양철관이 10.69%로 상승률이 가장 높으며, 넥스틸 6.38%, 대동스틸 3.20%, 하이스틸 3.12%, 휴스틸 2.88%를 기록 중이다.

조선과 철강업종은 미국 알래스카 LNG 사업의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이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다음주 방한하는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와 면담을 갖고,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 공장 보유한 세아제강·휴스틸·넥스틸 등 수혜 기대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북극권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천연가스를 액화해 운반하는 경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약 1300㎞ 길이의 가스관과 액화 터미널 건설을 포함해 총투자비 440억 달러(약 64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스 운송에 사용될 가스관에 대규모 강관이 사용되고 여기에 알래스카 LNG 터미널 액화열차(LNG Trains), 저장탱크, 터미널 시설, 해상 서비스 시설, LNG 운반선을 수용할 수 있는 선적 부두 등 공사에 10만∼15만 톤 등 대규모 철강재가 사용되기에 철강업계로서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환영하는 모습이다. 특히 알래스카에 사용될 가스관은 영하 162도의 LNG를 저장하는 LNG 저장탱크 내벽에는 9% 니켈이 함유된 특수 강판이 쓰이기에 부가가치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유정용 강관과 송유관을 생산하는 업체로는 세아제강이 대표적이며 이와 함께 넥스틸, 휴스틸, 현대스틸파이프 등이 있다.

이중 세아제강은 전체에서 약 60%를 차지하는 수출 매출 중 가장 큰 지역이 미국이며, 세아제강지주는 2017년부터 미국 휴스턴에서 25만 톤 규모 생산시설을 비롯해 현지 공장을 보유 중이다.

또 휴스틸 역시 미국 매출 비중이 전체의 55%로 절반을 넘어 선며, 휴스턴 인근 연산 7만2000톤 규모의 유정용 강관 공장에 이어 2단계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25만 톤까지 키울 계획이다. 넥스틸도 2022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공장을 가동 중이다.

SeAH Steel USA. 사진/세아그룹
SeAH Steel USA. 사진/세아그룹

■ 조선업 슈퍼 싸이클, LNG선보다 비싼 '쇄빙 LNG선'으로 이어갈까

조선업계로서는 알래스카 LNG 사업이 슈퍼 싸이클을 연장시킬 수 있다. 한신평에 따르면 조선업계 실적을 이끌고 있는 LNG선 인도량이 현재 수주잔고 기준으로 올해와 내년 약 100척에서 2027년 80척, 2028년 40척, 2029년 20척 수준으로 전망된다.

LNG선 신조선가가 아직 떨어지지 않는 가운데 향후 예상되는 감소할 물량이 미국에서 기대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전 승인 대기 중인 LNG 수출 사업 5건 수출량을 통해 미국 LNG 수출량은 최대 40% 가량 증가하고,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내 가동이 예상되는 LNG 공급량은 이전 대비 23%, 2029년까지 85%가 늘어나며 착공 대기 중인 프로젝트도 현재 생산량의 약 66%에 이르는 등 이미 LNG 수요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고, 여기에 알래스카 LNG 사업이 더해지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미국 LNG 수출 중단으로 인해 LNG선 83척 정도 발주가 줄었다.

또한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2014~2020년 사이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쇄빙 LNG선 36척을 수주한 경험이 있기에 알래스카 LNG 사업을 위한 적절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쇄빙 LNG선은 얼음과 선체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물분사장치와 공기분사장치, 기존 선박보다 두꺼운 철판, 높은 출력의 엔진이 필요하기에 일반 LNG선보다 가격이 50%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알래스카의 혹독한 환경과 이와 연관된 투자비용 부담, 알래스카는 생태계 보호 이슈, 트럼프 행정부가 4년의 단기 임기를 남겨 놓고 있는 점,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따른 LNG 수요 변동성 등은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2019년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LNG 액화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원청 사업자임에도 미국에서의 사업 경험이 없다는 점으로 인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함께할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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