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한화·한화에너지 합병 없어"…지분가치 재평가 기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세 아들에게 그룹 지주사인 ㈜한화 지분을 증여하면서 승계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한화 등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7분 기준 한화는 전 거래일 대비 6.96% 급등한 4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7.34%), 한화솔루션(7.06%), 한화시스템(5.76%), 한화엔진(4.71%), 한화오션(3.43%) 등 한화 그룹주들도 줄줄이 강세를 자랑 중이다.
전날 장 마감 후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한화 지분 22.65%의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해 경영권 승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시장에서 제기하는 ㈜한화와 한화에너지 합병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며 "증여로 경영권 승계가 완료되면서 합병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도 김승연 회장이 지분 증여를 결정하면서 승계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그간 "김 회장의 세 아들이 100%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가 상장을 준비하면서 한화 주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한화에너지 상장 이후 한화와의 합병을 통한 그룹 승계가 유력하게 거론됐는데 이때 한화에너지 주가가 높고 한화 주가가 낮을수록 합병 비율 측면에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이번 지분 증여로 한화에너지 상장 이후 한화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크게 감소했다"며 "또한 증여세에 대한 과세 기준 가격은 한화 주가가 4만원대에 안착한 3월부터 계산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한화 주가 상승을 경영진 측에서 예상했다는 반증도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 연구원은 한화의 목표주가를 4만4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김승연 회장의 증여 결정은 그룹 승계와 관련해 어떠한 변칙적인 방법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시장에 표명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일련의 사태로 주가가 크게 조정받았던 한화는 이제 할인 요인 축소로 지분 및 영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